발급시장 포화로 경쟁 치열

<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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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신문 안소윤 기자] 2017년은 카드업계에 있어 격변의 한 해였다. 연초부터 영업환경을 압박하는 정부의 각종 규제 추진으로 수익성 악화 위기에 직면했고 카드 발급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더욱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했다. 다사다난했던 카드업계의 지난 1년을 ‘5대 이슈’로 정리해봤다.

1. 가맹점 수수료 인하 및 영세가맹점 범위 확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한, 삼성, KB국민, 현대, 비씨, 하나, 우리, 롯데 등 8개 전업계 카드사들의 올해 3분기 순이익은 4천196억원으로 전년동기와 비교해 20% 감소했다.

이는 지난 8월부터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가 추가로 인하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는 지난해 한 차례 내린 데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내건 가맹점 우대수수료율 적용대상을 확대하고 수수료율도 점진적으로 낮추겠다는 공약으로 인해 지난 8월 추가로 인하됐다.

금융위원회는 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령을 개정해 평균 2% 내외인 연 매출 3억∼5억원인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를 1.3%로 약 0.7%포인트 낮췄고 연 매출이 2억∼3억원인 가맹점은 1.3%에서 0.8%로 0.5%포인트 인하했다.

또 중소가맹점의 범위를 기존 연매출 2억~3억원에서 3억~5억원으로, 영세가맹점의 범위를 기존 연매출 2억원 이하에서 3억원 이하로 확대해 수수료 인하 혜택을 받는 가맹점을 늘렸다.

카드업계는 가맹점 수수료 추가 인하로 인해 올해 약 3천500억원 정도 수익이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 신용카드사회공헌재단 출범

소멸시효가 지난 카드 포인트를 모아 금융소외 계층을 지원하는 신용카드사회공헌재단도 올해 출범했다.

여신전문금융업법에 의거해 설립된 신용카드사회공헌재단은 신용카드사에서 기 조성했던 사회공헌기금 잔액(66억원)과 소멸시효가 완성된 신용카드 포인트(240억원) 등 300억원 규모의 재원으로 지난 4월 본격 출범했다.

주요사업은 신용카드 업권 특성을 반영해 신용카드 회원 등을 대상으로 한 서민금융지원, 영세가맹점에 대한 지원, 국민의 올바른 금융생활을 위한 공익적 활동 및 학술 지원, 사회복지사업 등이다.

신용카드사회공헌재단은 올해 첫 번째 사업으로 서민금융진흥원, 신용회복위원회와 ‘영세가맹점 및 신용카드 회원 소액대출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신용카드사 출연금 중 총 100억원을 신용회복위원회와 서민금융진흥원에 지원하기로 했다.

신용회복위원회는 채무조정 성실상환자(카드회원)에게 소액대출 지원하며 서민금융진흥원은 미소금융을 신청하는 영세 가맹점주에게 우대금리를 지원한다.

이번에 신용카드사회공헌재단이 진행한 영세가맹점 및 신용카드 회원 소액대출 지원 사업은 카드업권의 사회공헌사업 중 최대 규모다.

이밖에도 신용카드사회공헌재단은 올해 아이들과미래재단에 지원, 굿네이버스 지역아동센터 통합지원사업 지원, 신용회복위원회 연계해 최대 600억 원의 청년·대학생 햇살론 지원 등의 사업을 추진했다.

3. 가계부채 종합대책 ‘카드론 총량규제’

정부는 올해 한국 경제에 가계부채 문제가 가장 큰 뇌관으로 떠오르자 가계대출 규제의 일환으로 은행과 저축은행 등을 포함한 금융권 전반에 대출 총량규제를 실시했다.

카드사들은 수수료 수익 감소를 카드론 등 대출사업으로 극복하려고 했지만 카드론 등 대출 증가율을 7% 이하로 관리하라는 정부의 지침에 대출 규모를 늘릴 수 없었다.

카드론 증가 속도가 빨랐던 일부 카드사에 대해서는 특별 현장점검도 하는 등 거센 압박이 뒤따르기도 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0%에 육박했던 BC카드를 제외한 전업계 카드사들의 카드론 증가율은 올해는 3분기 4.3%까지 떨어졌다.

여기에 내년 법정 최고금리가 27.9%에서 24%로 인하되면 기존 24∼27.9% 고금리로 카드론을 이용하던 고객 상당수가 이탈, 카드론 취급액이 더욱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카드론으로 수익을 낼 여지가 많았으나 가격과 총량 규제가 시작된 만큼 향후 카드론으로 큰 수익을 올리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4. 카드 더치페이 등장…카드결제 新패러다임

카드사들은 올해 자사 간편결제 앱(APP)을 활용한 ‘더치페이’ 서비스를 앞 다퉈 출시하며 카드결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카드 더치페이는 식당 등에서 단체 식사 후 대표자 한 명이 우선 전액 결제한 뒤 다른 사람들에게 카드사 앱을 통해 분담 결제를 요청하면 나머지 사람들이 본인 카드로 자신의 몫을 결제하는 방식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송금방식 더치페이에서는 누릴 수 없었던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고 현금이 수반되지 않는 신용결제라는 점에서 편리하고 실용성이 좋다.

카드사들은 기존 현금으로 상당 부분 이뤄지던 더치페이를 신용카드 영역으로 끌어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더치페이 문화의 확산으로 카드결제를 나눠 하려는 수요가 많아짐에 따라 결제시간의 지연, 중복결제의 번거로움 등으로 카드 고객과 가맹점주 모두 불만이 많았다”며 카드 더치페이를 통해 모두의 만족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5. 카드사 빅데이터 역량 강화 총력

카드사들은 올해 경영 키워드로 ‘디지털 혁신’을 꼽고 빅데이터 사업 역량 강화에 집중해왔다.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 사업경쟁력 확대로 수익성 다각화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카드업계는 소비자 빅데이터를 국내 여타 업종보다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해 말 기준 국민 1인당 보유하고 있는 신용카드는 평균 3.6개다.

고객의 카드 거래에서 수집되는 결제 기록과 흐름, 고객 행동 패턴 등 빅데이터 자료는 단순 수치에 그치지 않고 고객 맞춤형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단초가 된다.

카드사들은 확보한 빅데이터를 토대로 영업에 활용해 비용절감, 경영 효율화 효과를 꾀하고 있다. 비금융권 업체들이 ICT(정보통신기술)을 무기로 모바일 간편결제 시장에 진입하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금융권에서 실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는 업종은 신용카드”라며 “카드사들이 확보한 빅데이터는 무궁무진한 활용으로 업무의 기본 베이스로 자리 잡아 가고 있으며 관련 사업이 빠른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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