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행유예 선고 후 ‘한숨 돌렸다’…정기임원인사·IPO·해외사업 박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현대경제신문 조재훈 기자] 신동빈 롯데 회장이 실형을 면하면서 미뤄져왔던 ‘뉴롯데’ 체재 개편 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는 미뤄왔던 정기 임원인사와 호텔롯데 기업공개(IPO)를 재추진한다. 10조원 규모의 대규모 해외 사업도 순항하게 됐다.

지난 22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신동빈 회장에게 징역 1년8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로써 롯데는 신동빈의 ‘경영 공백’을 피하게 됐다. 다음달 26일 열리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한 1심 선고 공판이 남아있지만 한숨 돌린 셈이다.

롯데는 지난해 검찰 수사 등으로 연기됐던 호텔롯데 상장도 이르면 내년 중에 재추진할 방침이다.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최정점에는 호텔롯데가 있다. 호텔롯데의 지분은 일본 롯데홀딩스와 일본계 투자회사가 99% 이상 보유하고 있다. 호텔롯데는 롯데쇼핑(8.83%), 롯데알미늄(12.99%), 롯데리아(18.77%), 롯데케미칼(12.68%), 롯데건설(43.07%), 롯데물산(31.13%), 롯데제과(3.21%) 등을 보유하고 있어 주요 계열사들은 여전히 일본 롯데에 종속돼 있는 상황이다.

한국 롯데 입장에서는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고 호텔롯데를 상장시키면 일본 롯데가 보유한 한국 롯데 지분율을 떨어뜨릴 수 있다. 신 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의 영향력을 낮추는 방안을 고려해왔다.
신 회장이 경영권을 공고히 한 상황에서 한국과 일본 롯데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순조로울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는 이유다.

호텔롯데 관계자는 “IPO는 일본 지분율하고도 관계가 있기 때문에 내·외부 환경이 적절하다고 판단됐을 때 최대한 빨리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롯데는 내달 초 임원인사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각규 롯데지주 사장과 소진세 사회공헌위원장, 허수영 화학 사업부문 사장 등이 롯데 경영비리 1심에서 무죄 또는 집행유예를 선고받아 승진 물망에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 논의되던 리더십 부재는 일단락 된 것으로 풀이된다.

신동빈 회장이 천명한 ‘뉴롯데’의 해외 사업도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인도네시아에 4조4천억원,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3조3천억원, 베트남에 2조원 상당을 투자해 사업을 진행중이다.

중국 발 사드 해빙 기류도 ‘오너리스크’를 피한 롯데의 사업 순항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롯데 계열사 관계자는 “사실 법리적으로는 어느정도 예측은 가능했으나 외부 변수가 있어가지고 걱정을 많이 했었다”며 “법원이 현명한 판단을 내려줘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추진하고 있는 사업들은 적극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면세나 호텔 등이 사드 때문에 피해를 많이 보고있는 상황”이라며 “이같은 상황이 먼저 해소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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