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브랜드 충성도 여전···기존 개념 깬 색다른 신제품 주목

[현대경제신문 김병탁 기자] [편집자주] 올해 식품업계 주요 키워드는 ‘가정간편식(HMR)’, ‘1인식’, ‘가성비’, ‘콜라보레이션’ 등으로 압축된다. 2017년 식품업계 히트상품 역시 ‘HMR’, ‘1인식’, ‘콜라보레이션’을 콘셉트로 한 제품들이 큰 인기를 끌었다.

올해도 HMR제품 성장 '훈풍' 

<사진=CJ제일제당>
<사진=CJ제일제당>

NS홈쇼핑에 따르면 올해 ‘간편함’, ‘1인식’, ‘익숙한 음식’, ‘가성비’ 등을 갖춘 제품들이 높은 판매량을 보였다. 제품군으로는 HMR제품과 추가적인 손질할 필요 없이 조리만 하면 되는 반조리 식품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대표적인 기업으로 CJ제일제당은 ‘햇반’과 ‘비비고’, ‘고메’ 등 3대 핵심 HMR 브랜드를 앞세워 지난해 처음 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 올해도 전년 대비 40% 성장한 1조5천억원의 매출을 올릴 전망이다.

햇반은 1997년 출시 이후 20년간 계속 성장해오고 있으며 올해 3천억원의 매출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타깃층 역시 출시 초기 35~45세의 주부에서 벗어나 현재 전 세대를 아우르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햇반 성공에 힘입어 컵반도 업계 1위 자리를 지키며 빠르게 성장 중이다. 지난 3년간 컵국밥, 파우치형 비빔밥, 덮밥류 등 제품군을 빠르게 늘려나가며 연평균 46%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올해 800억원 매출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60%대의 압도적인 시장점유율도 계속 이어갈 전망이다.

오뚜기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냉동피자 시장에서 무서운 성장세를 보였다. 현재 오뚜기의 시장점유율은 약 70%대이며 지난해 5월부터 올해 10월까지 누적매출액만 700억원을 넘어섰다.

오뚜기피자는 콤비네이션피자, 불고기피자 등 한국인 입맛을 겨냥한 제품이다. 즉석피자와 버금갈 만큼 다양한 식재료를 넣은 가성비로 소비자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를 발판삼아 지난해 265억원에 머물렀던 전체 냉동피자 시장을 올 연말까지 900억원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오뚜기죽 역시 간편함과 풍부한 영양성분 덕분에 아침대용식으로 각광받고 있다. 지난해 리뉴얼한 이후 2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으며 올해 10월 기준으로 시장점유율 32%를 웃돌고 있다. 오뚜기죽 효과로 국내 상온간편죽 시장규모 역시 전년 대비 40%까지 성장했다.

동원F&B도 국내 새우만두 시장에서 두각을 보였다. 지난해 업계 최초 통새우 고급만두인 ‘개성 왕새우만두’ 성공적으로 출시했다. 이로 인해 지난 상반기 냉동만두 부문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15.8% 성장했으며 새우만두 시장에서 1위 업체로 자리 잡았다.

또 올해 ‘개성 왕새우 군만두’와 ‘개성 왕새우 물만두’ 2종을 더 출시하며 새우만두 시장을 내년까지 600억원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리뉴얼·콜라보 등 새로운 변화로 과거 명성 이어가

올 한해 또 다른 특징으로는 장수제품 혹은 인기제품을 이용한 리뉴얼과 콜라보레이션 제품들이 크게 인기를 끌었다는 점이다. 기존 제품과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며 매출상승에도 크게 기여했다.

<사진=롯데푸드>
<사진=롯데푸드>

롯데제과는 스낵, 캔디, 아이스크림 분야에 과거 인기제품을 활용한 다양한 신제품을 선보이며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대표적으로 지난 5월 출시한 ‘죠크박 파우치’는 10월 기준으로 100억원의 매출성과를 냈다. 이번 여름 빙과류 업계를 강타한 ‘거꾸로 수박바’도 단일품목으로 출시한 지 4개월 만에 4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롯데푸드도 소비자들의 요구를 반영해 ‘돼지바’를 ‘돼지콘’으로 제작해 출시 2달여 만에 누적 판매 1천만개를 돌파했다. 돼지콘의 인기로 돼지바 매출도 같이 상승했다. 돼지콘이 출시된 8월 이후 돼지바의 매출은 전년 대비 약 10%까지 성장했다.

삼양식품도 ‘불닭볶음면’ 명성을 활용해 제품군을 늘려가고 있다. 지금까지 불닭볶음면, 치즈불닭볶음면 등 총 7종이 출시됐으며 이달에도 누적판매량 10억개를 기념해 한정판 '까르보불닭볶음면'을 선보였다.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 54개국에 활발히 수출 중이며 올 연말까지 수출액 2천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과·주류업계 신제품 돌풍

<사진=하이트진로>
<사진=하이트진로>

올해 제과업계와 주류업계에 주목할 만한 신제품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3월 오리온이 출시한 ‘꼬북칩’은 2009년부터 2천회 넘는 테스트 시험을 거쳐 탄생한 국내 최초 ‘4겹’ 스낵이다. 출시 4개월 만에 판매량이 1천만개를 넘어선 데 이어 지난 달 누적판매량 2천200만개를 달성했다.

특히 특이한 모양과 식감으로 20대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대학내일 20대 연구소'에서 발표한 20대 선호브랜드 조사에서 ‘꼬북칩 콘스프맛’이 스낵 분야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해태제과의 ‘빠새’도 출시 6개월 만에 1천만 개를 돌파했다. 기존 장수제품이 선점한 해물스낵 시장에서 90년대 이후 나온 제품 중 유일하게 올해 하반기 매출 상위 5위권에 진입했다.

판매속도도 점차 빨라지고 있다. 지난 9월 한 봉지 판매하는데 걸린 시간은 1.4초였으나 지난 10월까지 1초로 줄어들며 내년 상반기 매출까지 기대하게 만들고 있다.

주류업계에서도 하이트진로의 ‘필라이트(Filite)’가 돌풍을 일으켰다. 초당 6캔 판매되는 속도로 출시 6개월 만에 1억캔을 넘어섰다. 그동안 수입맥주에 밀려 열세였던 가정용 맥주시장에서 오랜만에 이룬 국내맥주의 쾌거다.

필라이트의 선전으로 하이트진로의 맥주공장 가동률이 더욱 좋아질 전망이다. 메리츠 종금증권에 따르면 하이트진로 맥주공장 가동률이 올해 46.5%수준에서 2018년 51.4%, 2019년 53.5%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트진로 역시 유튜브, SNS 등 다양한 매체를 이용한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필라이트 열풍을 계속 이어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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