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역 롯데캐슬 견본주택이 내부를 살펴보는 수요자들로 붐비고 있다. 롯데건설이 경기도 화성시 동탄2신도시에 분양하는 이 단지의 견본주택에 지난 8일 개관 이후 3일간 4만7천여명의 인파가 몰렸다. <사진=롯데건설>
동탄역 롯데캐슬 견본주택이 내부를 살펴보는 수요자들로 붐비고 있다. 롯데건설이 경기도 화성시 동탄2신도시에 분양하는 이 단지의 견본주택에 지난 8일 개관 이후 3일간 4만7천여명의 인파가 몰렸다. <사진=롯데건설>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2017년 부동산 시장은 혼돈기였다. 입주물량 급증과 탄핵 정국 등으로 조정국면에 접어드나 싶더니 새정부 출범 이후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서울을 중심으로 주택시장이 재가열 움직임을 보였다. 이에 정부는 6·19대책과 8·2대책, 10·24 가계부채 대책 등을 연달아 내놓으면서 집값 잡기에 나섰다. 하지만 서울 강남권 등 주요 지역 상승세가 쉽게 누그러지지 않으면서 예측불허의 시장 흐름이 이어졌다. [편집자 주]

1. 연초 주택시장 ‘냉기류’

지난해 11.3 부동산 대책 발표 여파로 연초 주택시장은 침체 양상을 나타냈다.

청약통장 신규 가입자 수가 급감했고, 분양했다 하면 수백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조기 완판 행진을 이어가던 강남 재건축 단지가 저조한 청약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기존 아파트 시장 역시 대출규제 강화와 입주물량 증가, 금리인상 우려 등의 악재로 거래량이 줄고 매매가격이 하향 안정세를 나타냈다.

올해 1월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3만8천여건에 그쳐 지난해 월 평균 거래량(약 5만7천건) 대비 30% 이상 줄었고 강남3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하락세를 보였다.

2. 건설업계, 잇단 수사에 ‘긴장’

서울중앙지법 강은주 판사는 회삿돈을 빼돌려 미국 육군 기지공사 발주업무 관계자에게 수십억원대 뇌물을 건넨 혐의로 SK건설 이모 전무에 대한 구속영장을 지난 3일 발부했다.

검찰은 지난 2008년 미국 육군공병단 극동지구가 발주한 평택 미국기지 기반시설 공사를 SK건설이 수주하는 과정에서 뒷돈이 제공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대림산업은 임직원들이 하도급업체에 압력을 행사해 뇌물을 받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또 삼성물산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자택 공사비를 비자금으로 지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고 롯데건설은 재건축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조합원들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3. SOC예산 축소 논란…결과는 19조

정부와 건설업계가 사회간접자본(Social Overhead Capital·SOC) 예산을 두고 대립했다.

정부는 내년도 SOC예산을 올해(22조1천억원) 보다 20% 가량 적은 17조7천억으로 편성했지만 건설업계는 긴급 기자회견까지 열고 반발했다.

건설업계는 “건설이 곧 복지이며 일자리”라며 “적정한 수준의 SOC 투자는 교통 편리성과 쾌적한 삶의 터전을 제공해 국민의 복지를 향상하고 1만5천개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국회가 지난 6일 본회의에서 의결한 새해 예산은 정부안보다 1조3천억원 늘어난 19조원이다.

4. 새정부 첫 부동산 대책 ‘약발 미미’

부동산 시장 과열을 잠재우기 위해 정부는 조정 대상지역에 대한 전매제한기간 확대와 대출 규제 강화를 골자로 한 '6.19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문재인 정부의 첫 부동산 대책이었다. 경기 광명시와 부산 기장군, 부산진구 등 3곳을 조정 대상지역으로 추가하고, 서울 전역의 분양권 거래를 입주 전까지 금지하도록 한 내용이다.

조정 대상지역의 LTV, DTI 규제 비율을 10%p씩 강화하고 잔금대출에 대한 DTI 규제를 신규 적용하는 내용도 담겼다.

대책 발표 직후 부동산 시장은 잠시 주춤하는가 싶더니 이내 아파트값 상승세가 다시 커지면서 큰 효과를 내지 못했다.

5. 최고 분양가 아파트 10년만에 교체

대림산업이 지난 8월 ‘아크로 서울 포레스트’를 전용면적 3.3㎡당 평균 4천750만원에 공급하면서 역대 아파트 분양가 순위가 바뀌게 됐다.

지금까지 역대 아파트 분양가 1위는 한화건설이 지난 2008년 공급한 ‘갤러리아 포레’였으나 아크로 서울 포레스트의 등장으로 10년만에 자리를 내주게 됐다.

아크로 서울 포레스트는 주거와 업무, 판매, 문화시설로 구성된다. 주거부분은 지하 5층~지상 49층 전용면적 91~273㎡ 280가구 규모다.

청약 결과 277가구(특별공급 제외)에서 801명이 신청해 평균 2.89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6. 8·2 부동산 대책…투기과열지구 부활

새정부가 첫 규제책을 내놓은지 40여일만에 8·2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지난 2011년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를 마지막으로 해제된 투기과열지구가 6년 만에 부활했고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와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역 금융규제 강화, 청약 1순위 자격 요건 강화, 가점제 비율 상향 등 고강도 규제책이 한꺼번에 쏟아졌다.

한달 후에는 8·2 대책의 후속조치인 9·5 부동산 대책이 나왔다. 성남 분당구와 대구 수성구를 투기과열지구로 추가 지정했고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상한제 적용기준을 개선하는 내용을 담았다.

7.‘국내 3위’ 대우건설 매각 시동

국내 건설업계 3위인 대우건설의 매각 작업이 시작됐다.

KDB산업은행은 지난 10월 13일 대우건설 매각공고를 냈다. 매각 대상은 산업은행이 사모펀드 ‘KDB밸류제6호’를 통해 보유하고 있는 대우건설 지분 50.75%다.

지난달 13일 마감된 예비입찰에는 호반건설과 미국의 에이컴 등 국내외 10여 개사가 예비입찰 제안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은 예비입찰에 참여한 10여개 업체 가운데 호반건설 등 3∼4개사를 적격대상자로 선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매각 본입찰은 당초 이번달 시작될 것으로 전망됐지만 적격대상자들이 실사 연기를 요청해 현재는 내년 1월이 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대우건설의 지난해 매출은 11조원으로 2010년부터 7년 연속 민간 주택공급 실적 1위를 기록하고 있다.

8. 주택담보대출 옥죈다… 가계부채 종합대책

10월 24일 정부는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내놨다. 다주택자 돈줄을 조이는 게 핵심이다. 우선 2018년 1월부터 총부채상환비율인 DTI 제도를 개선한 '신 DTI'가 실시된다. 

지금까지는 새롭게 받을 주택담보대출의 원리금과 기존에 받았던 주택 대출에 대한 이자 상환액만을 따져 대출액을 정했지만 앞으로는 기존 대출의 원금까지 포함해 대출을 많이 받은 경우 대출한도가 줄게 된다.

2018년 하반기부터는 전체 빚 규모와 이를 갚을 능력까지 고려해 대출금을 정하는 총부채 원리금 상환비율(DSR)이 도입된다.

9.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부활…사업추진 속도

재건축 시장의 화두는 단연 초과이익환수제였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는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유예된 상태로 추가연장 논의가 제기되기도 했으나 정부는 예정대로 2018년부터 시행한다고 못 박았다.

이를 피하려면 2017년 말까지 관리처분인가 신청을 마쳐야 하기 때문에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이 일제히 사업에 속도를 냈다.

대표적으로 5천900가구에 이르는 강동구 둔촌주공과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 등이 관리처분인가 신청을 마쳤다.

10. 주거복지 로드맵 공개

정부는 11월 29일 ‘사회통합형 주거사다리 구축을 위한 주거복지 로드맵’을 발표했다.

무주택 서민과 실수요자를 위한 공적 주택 100만호 공급과 청년층부터 신혼부부, 고령층 등 세대별 수요에 맞춘 주거 지원책이 담겼다.

당초 도입이 유력시 됐던 다주택자 임대사업자 인센티브 방안과 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 도입 등의 내용은 제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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