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분기 누적 영업익 5배 수익…제넥신 미래가치 높아 아쉬워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한독이 자회사인 제넥신 지분 일부를 팔아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의 5배가 넘는 거액을 손에 쥐었다.

지난 2015년부터 올해 3분기까지 2년 9개월간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한독이 적자 기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회사 지분을 매각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제넥신의 투자가치가 날로 높아지는 상황에서 지분을 매각해 아쉬움이 남는다.

한독은 자회사인 제넥신 주식 54만주(3.39%)를 21일 274억4천500만원에 처분한다. 이번 매각으로 한독의 제넥신 지분은 종전 22.84%에서 19.45%로 줄어든다.

제넥신은 바이오 신약과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하는 업체다. 한독이 이 회사의 지분을 처음 산 때는 지난 2013년 10월이다. 당시 한독의 투자금액은 290억원이다.

당시 한독은 “지분투자와 협력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 기대하고 출자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매각 금액은 한독이 올해 3분기까지 벌어들인 영업이익의 5배가 넘는 양이다.

한독은 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 올 3분기까지 50억9천900만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작년 같은기간(36억2천900만원)에 비해 40.5% 늘어난 금액이다.

그러나 연결 기준 누적 영업이익은 16억6천800만원으로 1년 전(20억6천400만원)에 비해 19.18% 줄어 전체 성적은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연결 기준 당기순손익도 24억1천200만원 적자로 2015년부터 시작된 마이너스 행렬을 끊지 못하는 상황이다.

한독은 연결 기준으로 지난 2013년 12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으나 이듬해인 2014년에는 흑자가 14억7천300만원으로 급감하더니 2015년과 작년에는 각각 18억200만원, 74억원의 적자를 봤다. 해가 갈수록 실적이 악화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번 지분 매각으로 한독은 올해 당기순손익 적자 행진을 끊게 될 전망이다. 흑자 폭도 지난 2년간의 적자를 만회할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제넥신의 미래가치가 높은 상황이라 한독의 지분 매각은 아쉬움을 남긴다.

제넥신은 지난달 4일(현지시간)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미국 신장학회(ASN, American Society of Nephrology)에서 “현재 개발 중인 빈혈 치료제(GX-E2)의 임상 2상 결과 상용화된 의약품에 준하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제넥신과 녹십자가 공동 개발 중인 GX-E2는 만성 신장질환 환자의 투석이나 화학요법에 의한 빈혈을 치료하는 신약 후보물질이다.

적혈구생성촉진인자(EPO)에 제넥신의 지속형 플랫폼 기술인 하이브리드 Fc(hyFc)를 융합해 체내에서 약효가 오래 유지될 수 있도록 한 게 특징이다. 기존 1세대, 2세대 EPO 제품 대비 투여 횟수를 줄여 한 달에 2회만 투여하면 된다.

또 지속형 성장 호르몬 GX-H9은 임상에서 부작용이 없으면서도 대조군과 유사한 키 성장 속도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기업 화이자에 전체 규모 5억7천만달러의 기술 이전을 성사시킨 미국 OPKO의 성장 호르몬 임상 결과와 유사한 속도다.

이밖에 제넥신이 개발한 항암제인 하이루킨과 자궁경부전암 DNA 백신 GX-188E 등도 기대를 모으는 신약 후보다.

이에 증권사들은 제넥신의 투자 가치를 높게 보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19일 제넥신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8만3천500원을 새롭게 제시했다. 최근 1년간 최고가(5만3천200원) 보다 56.95% 높은 금액이다.

하나금융투자도 앞선 지난달 28일에는 제넥신의 목표주가를 기존 6만원에서 8만원으로 올려잡고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한독 관계자는 “투자원금 회수와 연구개발 재투자를 위해 지분을 매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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