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경영비리 혐의 1심 선고공판…재계 안팎 ‘예의주시’

지난 10월 서울 잠실 시그니엘서울에서 진행된 롯데지주 주식회사 출범식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롯데지주>
지난 10월 서울 잠실 시그니엘서울에서 진행된 롯데지주 주식회사 출범식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롯데지주>

[현대경제신문 조재훈 기자] 롯데그룹의 사활이 걸린 ‘운명의 날’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비롯한 총수일가의 선고공판이 22일 열린다.

19일 법조계와 롯데 등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 신격호 명예회장,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서미경 씨 등 총수일가 5명에 대한 경영비리 혐의 1심 공판이 3일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10월 열린 결심공판에서 신 회장과 신 총괄회장은 각각 10년을, 신영자 이사장과 서미경씨는 각각 7년을, 신 전 부회장은 5년을 구형받았다.

징역 5년을 구형받은 황각규 롯데지주 사장과 소진세 롯데그룹 사회공헌위원장, 채정병 전 롯데그룹 정책본부 지원실장, 강현구 전 롯데홈쇼핑 사장 등 주요 전문경영인들도 같은날 선고가 이뤄진다.

검찰은 이들을 500억원대 ‘공짜 급여’ 횡령혐의와 롯데시네마 매점 운영권을 독점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배임 혐의, 일본 롯데홀딩스 주식을 물려주는 과정에서의 증여세 탈루 혐의 등으로 기소했다.

특히 검찰은 신 회장이 롯데시네마 영화관 임대 배임액 774억원, 롯데피에스넷 499억원 불법 지원 등에 대한 범죄혐의 전반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같이 주요 재벌그룹의 총수일가와 전문경영인이 한꺼번에 기소돼 선고를 받게 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최근 롯데는 중국과 유럽, 미국에 이어 신성장동력으로 떠오른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에 힘을 쏟고 있던 상황이다.

롯데케미칼은 인도네시아에 40억달러(약 4조3천억원)를 투자하는 대규모 유화단지 건설 사업을 추진해왔다. 미국 루이지애나주에서는 셰일가스 기반의 에탄크레커 플랜트 건설도 진행중이다.

롯데그룹 내외부에서도 이번 선고공판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롯데 계열사 관계자는 “최악의 경우는 생각하지 않고 있지만 (신 회장이 법정구속될 경우) 그룹 전체적으로 진행중인 사업이 많아서 차질을 빚게 될 것 같다”며 “사실 당시에는 신격호 총괄회장이 대부분 진행한 일인데 부자관계를 떠나 현 시점에서 신 회장에게 책임을 묻는다는게 가혹한 측면이 없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법정 구속될 경우 그룹 총수 부재는 최고경영자의 의사결정이 이뤄질 수가 없게 될 것이고 이는 경영에 큰 타격으로 이어지게 될 수 밖에 없다”며 “지배구조 개선, 해외 투자 등 롯데그룹의 현안을 직접 챙기지 못하게 되면서 의사 결정의 규모가 줄어들고 속도는 더뎌질 것”이라고 말했다.

신 회장은 다음달 26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된 선고공판도 앞두고 있다. 신 회장은 지난 14일 K스포츠재단에 70억원대 뇌물을 공여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4년을 구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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