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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나치, 황군, 삼성 미전실의 망령
차종혁 기자  |  justcha@fi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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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2.05  12:5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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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종혁 산업부장

독일은 정치·경제·문화 다방면에서 유럽의 맹주가 됐지만 씻을 수 없는 상처가 있다. 나치가 저지른 유대인학살 만행이다.

나치는 아돌프 히틀러를 당수로 1933년부터 1945년까지 정권을 장악한 독일의 파시즘 정당이다. 나치는 2차 세계대전 중 주변국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600만여명의 유대인을 학살했다.

패전 후 독일은 천문학적인 액수의 전쟁배상금을 물어야 했다. 독일 수상은 유대인학살 추모관에서 독일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죄했다. 독일 국민들은 나치와 히틀러에 대해 부끄러워했고, 후손들에게 그릇된 역사라고 가르쳤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독일 내에서 반외세주의·인종차별주의를 외치는 강경 신(新)나치주의자들이 세력을 모으기 시작했다. 독일 정부는 폭력적인 신나치주의자들을 엄격하게 처벌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들은 점점 더 거칠어지고 있다.

독일 내 나치 망령의 부활에 대한 우려와 자성의 목소리는 높아지고 있다.

일본은 1·2차 세계대전을 전후로 아시아 패권을 잡기 위해 주변국으로 세력을 뻗어나갔다. 당시 일본군은 메이지 천황의 뜻을 받드는 ‘황군’으로 참전해 온갖 만행을 저질렀다. 식민지의 젊은이들도 황군으로 강제 징용됐다.

중국 난징(남경) 대학살, 하이난(해남) 대학살, 731부대 생체실험, 위안부 문제 등 일본 제국주의 시절 황군의 만행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이들 만행에 대해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일본 내에서 민족주의를 표방한 신제국주의가 꿈틀대고 있다.

과거의 잘못을 합리화하고 정당화하는 세력들로 인해 제국주의 나치, 황군의 망령이 다시 깨어나면서 주변국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초 삼성의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미전실)이 ‘사업지원TF(테스크포스)’로 명패를 바꿔 부활했다. 사업지원TF는 계열사 간 사업조율을 주 업무로 한다는 점에서 옛 미전실과 유사하다.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는 고 이병철 회장 시절 삼성 비서실에서 시작돼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본부(구조본)로 바뀌었다. 2008년 삼성 비자금 특검이 터지자 구조본은 전략기획실로 개편됐다. 전략기획실은 2010년 미래전략실로 명칭이 변경된 후 ‘비선실세’ 최순실 국정농단에 연루됐다는 비판을 받아 올초 해체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감사에서 미전실을 해체하고 다시는 유사 조직을 운영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명칭만 바뀐 채 되살아났다.

최근 삼성전자 협력사들이 이재용 부회장의 석방을 호소하는 탄원서를 제출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대기업의 사업 추진 과정에 그룹 총수의 신속한 투자결정은 중요하다. 대기업의 투자를 기반으로 협력사가 함께 성장해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총수의 석방을 호소하는 협력사의 탄원 움직임은 납득이 간다.

다만 미심쩍은 점도 있다. 묘하게도 '사업지원TF'가 부활한지 1개월여만에 이 부회장에 대한 탄원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경제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이전 미전실의 성격이 그룹 컨트롤타워이면서도 총수 일가의 지배력 강화를 위한 조직이 되면서 사회 문제가 됐던 점에서 비춰볼 때 (사업지원TF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기업 총수의 지배력 강화를 위해 불법을 저지르고 사회 문제를 야기했던 그룹 컨트롤타워의 망령이 되살아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이유다.

과거 컨트롤타워 조직의 운영상 문제에 대한 깊은 반성이 없다면 실수는 반복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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