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상승분 선반영 효과

<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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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신문 김영 기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후 시중은행의 예·적금 상품 금리가 일제히 오를 전망이다. 이와 달리, 대출금리는 소폭 인하됐는데 기준금리 인상효과가 시장금리에 선반영 됐기 때문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신한·KB국민·KEB하나·NH농협은행 등이 이번 주 중 예·적금 금리를 일제히 인상한다. 인상 폭은 0.1~0.3%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이에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 1일 이미 예·적금 금리를 0.1~0.3%포인트 올렸으며,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 또한 1일부터 내달 2일까지 한시적으로 예·적금 금리 0.15~0.2% 인상 이벤트를 실시 중이다.

시중은행의 잇따른 예·적금 금리 인상은 지난달 30일 한은이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1.50%로 0.25%포인트 인상한 효과다. 한은은 경기 회복세에 대한 기대감과 한미 금리 역전 등을 고려 지난해 6월 이후 17개월 동안 동결해 온 기준금리를 이날 전격 인상했다.

시중은행 예·적금 금리와 달리 대출금리는 이달 들어 소폭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 1일 공시된 신한은행 주택담보대출 5년 고정 가이드 금리는 연 3.59∼4.70%였다. 전날과 비교 0.03%포인트 하락한 수준이다. 우리은행도 연 3.57∼4.57%에서 연 3.54∼4.54%로, NH농협은행도 3.70∼4.84%에서 3.67∼4.81%로 각각 0.03%포인트 인하됐다. KEB하나은행은 연 3.667∼4.667%에서 연 3.629∼4.629%로 0.038%포인트가 내려갔다. 일주일 전과 비교하면 0.07~0.08%포인트 하락했다.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 대출금리가 인하된 것은 시장금리에 이미 기준금리 인상분이 선반영됐기 때문이다.

고정형 대출금리는 시장금리에 각 은행이 정한 가산금리를 더해 정해지는데, 기준금리 변동과 무관하게 시장금리 내지 가산금리가 내려가면 대출금리도 인하된다. 즉, 가산금리에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시장금리에 선반영된 금리 인상분(0.44% 가량)이 기준금리 인상분보다 큰 편이다 보니 대출금리가 인하됐다.

다만, 업계에서는 대출금리 역시 향후 점진적으로 인상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 세계적인 금리 상승세 속에서 한은 역시 내년에만 최대 3차례 정도 금리를 올릴 것으로 관측되는 탓이다.

변동형 대출금리의 경우 고정형보다 빠르게 금리 인상이 단행될 전망이다. 매달 15일 발표되는 코픽스(조금조달비용지수)를 반영해 변동형 금리가 조정되는데, 코픽스 지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 중 하나인 시중은행 예·적금 금리가 최근 일제히 인상될 예정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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