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KT에 10월말 사과하고 조치하겠다 했는데…소송 당혹스러워”
KT “사과 없었다, 있었다면 고소했겠나…SKT, 조치도 오늘 한 것”

IBC센터에서 42m떨어진 곳에 있는 맨홀내 모습으로 SK텔레콤(우측, 빨간색)이 올림픽방송통신망(회색)을 무단으로 파손하고 자사의 케이블을 설치했다. <사진=KT>
IBC센터에서 42m떨어진 곳에 있는 맨홀내 모습으로 SK텔레콤(우측, 빨간색)이 올림픽방송통신망(회색)을 무단으로 파손하고 자사의 케이블을 설치했다. <사진=KT>

[현대경제신문 유성현 기자] SK텔레콤이 내년 열리는 평창올림픽의 KT 통신 관로를 훼손하면서 양사가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다.

SK텔레콤은 사건이 벌어진 지난 10월말 KT에 바로 사과를 하고 조치하겠다고 전달했는데도 피소돼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반면 KT는 SK텔레콤이 사과를 하지 않았고 조치도 오늘에서야 했다고 밝혔다. 사전에 사과 및 조치를 취했다면 고소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4일 KT관계자는 “일단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훼손된 통신 관로는 ‘올림픽 망’이지 않냐”며 “그 통신망이 훼손이 됐기 때문에 그것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이고 또한 세계적인 축제이자 국가 대행사가 얽혀 있는 문제인데 이를 단순 실수라 하기에는 너무 (사안이) 크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국가적인 통신망들이 다 연결돼 있는 건데 만약 전송에 어떤 이상이 있거나 품질이 좋지 않았을 경우 이에 대한 책임은 고스란히 KT나 국가가 져야 한다”며 “SK텔레콤이 이 문제를 축소하려는 의지가 있는 게 아닌가라고 보여진다”고 덧붙였다.

KT는 통신 관로를 훼손해 세 개정도의 회선을 인입시킨 SK텔레콤이 아무렇지 않게 넘어가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반면 SK텔레콤은 품질 개선을 위해서 작업을 하던 중 벌어진 일이라는 주장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올림픽조직위와 강원도개발공사와 함께 작업을 했다”며 “우리는 건물 안까지 들어가는 관로가 없었던 상황이었는데 옆에 빈 관로가 있어 IBC(국제방송센터) 소유라고 생각을 하고 그것을 활용해 작업을 했다”고 말했다.

만약 빈 관이 아니라 안에 케이블이 꽂혀 있었으면 사용을 안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우리가 실수한 부분이었지만 상호간 협정에 의해서 3개월 이내로 원상복구를 하면 되는데 KT가 고소를 해서 당혹스럽다”며 “특히 사건이 일어난 지난 10월말 바로 KT에 사과를 하고 최대한 빨리 조치하겠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갑자기 이렇게 고소까지 해서 정말 매우 당혹스럽다”고 덧붙였다.

SK텔레콤은 일정만 정해지면 바로 회선 제거 작업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KT는 SK텔레콤 측이 회선을 제거한다 해도 관로가 훼손됐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고소는 진행될 것이며 취하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사건은 지난 9~10월 SK텔레콤과 협력사 직원 4명이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에 KT가 구축한 통신관로의 내관 3개를 훼손하고 무단으로 자사 광케이블을 설치하면서 발생했다.  

SK텔레콤은 메인 프레스센터(MPC)와 국제방송센터, 스키점프대, 슬라이딩 센터 인근의 관로 내관을 3개 절단하고 자사의 광케이블 총 6km를 설치했다.

KT는 지난달 24일 업무방해죄 및 재물손괴죄로 춘천지검 영월지청에 고소해 수사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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