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가치 뒷받침할 데이터 부족…제품 상용화 역량 분석해야

<자료=하나금융투자>
<자료=하나금융투자>

[현대경제신문 안소윤 기자] 11월 폭등의 기적을 보인 신약개발 기업 ‘신라젠’의 주가가 조정 국면에 들어섰음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끊이질 않고 있다. 바이오주 고평가 논란에 주춤하면서도 신라젠의 내년 임상 결과에 대한 낙관론이 여전히 우세한 탓이다.

그러나 주가 가치를 뒷받침할 실체가 없고 신약개발 관련 소문에만 의존해 개인투자자들의 기대가 쌓이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뒤따라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3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시가총액 약 1조원 규모로 상장한 신라젠이 이달 들어 시가총액 7조원 규모로 확대, 코스닥(KOSDAQ) 시장 시가총액 3위에 오르는 등 국내 증시의 화두로 올라섰다.

신라젠은 항암 바이러스 면역치료제 개발을 목표로 지난 2006년 3월 설립된 회사다.

신라젠은 2016년 12월 6일 상장했지만, 당시 증시 전반에 제약·바이오 섹터에 대한 기대심리(센티멘탈)가 무너졌던 관계로 장기간 주가 하락세를 지속해왔다.

신라젠 주가가 본격적으로 반등하게 된 계기는 지난 6월 신라젠의 항암제 신약 후보물질 ‘펙사벡’과 같은 항암 바이러스 제제인 암젠(Amgen)사의 ‘임리직’이 임상 2상 병용투여 결과 높은 치료율을 나타냈다는 사실이 발표되면서다.

암젠사의 병용투여 임상결과의 기대감은 신라젠에도 즉각 반영돼 주가 수직상승을 견인했다. 이후 의료 전문 매체에서 펙사벡이 신장암에도 반응을 보였다는 신라젠 연구소 관련자의 발언이 더해져 상승세는 더욱 가팔라졌다.

꼭대기를 모르고 오르던 신라젠 주가는 지난 21일 장중 주가 고점으로 상장 첫날 종가(1만2천850원)의 14배에 달하는 15만2천300원을 기록, 시총규모 10조원을 형성하며 신약개발 회사의 대장주로 등극했다.

이후 바이오·헬스케어 업종을 중심으로 한 코스닥 조정 국면과 가시화된 실적이 없는 신라젠을 둘러싼 주가 가격 거품 논란이 일면서 가격이 조정돼 현재 10만5천원 선에서 거래를 유지중이지만 투자자들 사이에선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펙사벡의 간암 환자 대상 글로벌 3상 순항에 대한 기대가 퍼져나가고 있어서다.

증권업계는 객관적으로 분석할 만한 데이터가 없는 임상 3상 결과를 뜬소문에 의존에 예상하고 기대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증권 애널리스트 조차 ‘핫이슈’로 떠오른 신라젠의 분석 보고서를 내놓지 않고 있는 이유도 신라젠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들이 제공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임상 2상까지는 임상결과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움직일 수 있으나 임상 3상이 어느정도 진행된 물질에 대해서는 시판 이후 시장에서의 파급력 및 기대 매출에 대해서도 고민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신라젠이 개발하고 있는 물질은 우리가 흔히 아는 의약품이 아닌 만큼 상용화 이후 제품이 시장에 출시됐을 때 얼마나 빨리 시장에 침투할 수 있을지, 경쟁제품 대비 생산단가 및 파트너사의 역량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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