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출신 신용길 KB생명 사장 발탁

 
 

[현대경제신문 김영 기자] 생명보험협회가 은행연합회에 이어 차기 수장에 민간 출신 인사를 사실상 내정했다. 당초 금융권에서 예상해온 관(官) 출신 낙하산 인사의 릴레이 선임은 없었던 것으로, 관치 지적에 따른 정부의 부담 증가가 협회 인사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생명보험협회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오전 일찍 회의를 개최, 차기 협회장 후보에 신용길 KB생명 사장을 단독 추천했다.

1952년 충남 천안에서 태어난 신용길 내정자는 서울사대부고와 서울대 독문과를 졸업한 뒤 조지아주립대 대학원에서 재무관리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신 내정자는 생보업계 빅3 중 한 곳인 교보생명에서 자산운용본부장과 법인고객본부장 등을 지냈고 교보자동차보험 사장과 교보생명 사장까지 역임했다. KB생명 대표로는 2015년 1월 취임했다.

업계에서는 신 내정자에 대해 “온화한 성품에 융통성이 있고 교보 시절 여러 다양한 업무를 두루 경험, 업에 대한 이해력이 깊은 인물”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회추위가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신 내정자를 단독 추천한 것 역시 업계가 당면한 여러 현안을 해결하는데 있어 그가 갖춘 풍부한 경험 등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신 내정자 발탁에 ‘깜짝 인선’이란 의견들이 적지 않다. 유력 후보군에 없던 것은 물론 관료 출신이 내정될 것이란 업계 내 일반적 전망과도 완전히 빗나간 인물이기 때문이다.

앞서 금융업계에서는 김용덕 전 금융감독위원장의 손해보험협회장 선임과 함께 추후 있을 주요 금융협회장 인선 역시 관료 출신으로 귀결될 것이라 전망해 왔다.

이와 관련 모 금융협회 관계자는 “금융협회 인사는 늘 비슷한 경향을 보여 왔다”며 “처음 인사가 난 곳의 수장이 관 출신으로 정해지면 다른 협회 인사 역시 관으로 가는 게 일반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생보협회장 인사와 관련해선 “협회가 중량감 갖춘 관 출신 인사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문들이 나돌기도 했다.

관례를 깨고 생보협회에 민간 출신 내정자가 발탁된 배경에 대해선 그보다 먼저 진행된 은행연합회 인사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협회 맏형 격인 은행연합회는 차기 협회장으로 전직 부총리 급 인사가 거론되기도 했으나, 연합회 이사회는 김용태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내정했다. 김용태 내정자는 지난 40여 년 간 농협에만 몸 담아 온 인물이다.

즉, 은행연합회가 민간 출신 인사로 차기를 확정지었기에 생보협회 역시 부담 없이 민간 출신 내정자를 발탁했다는 것이다. 

은행연합회는 물론 생보협회가 차기 수장으로 관료 출신을 배제할 수 있었던 것과 관련해선 관치금융 확산에 따른 세간의 지적에 현 정부가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란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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