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 부회장 출신, 40년 농협맨

김태영 은행연합회 신임 회장 내정자.
김태영 은행연합회 신임 회장 내정자.

[현대경제신문 김영 기자] 은행연합회 차기 회장에 김용태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이 내정됐다. 관피아 낙하산 회장 선임설 등이 무색해지는 깜짝 인사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28일 은행연합회 이사회는 차기 회장에 김태영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을 단독 후보로 추천했다. 김 내정자는 이경섭 NH농협은행장이 추천한 것으로 전해졌다.

1953년 부산 출신인 김태영 내정자는 영남상고를 졸업한 1971년 주산특기생으로 농협중앙회에 입사했다. 농협중앙회 수신부장과 금융기획부장 및 기획실장 등을 두루 거친 그는 2008년 8월부터 2012년까지 농협중앙회 산하 금융 업무를 전담하는 신용부문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농협중앙회 신용분리 후 농협을 잠시 떠나 미래에셋생명 사외이사와 경기신용보증재단 이사장 등을 맡아온 김 내정자는 2013년 농협중앙회 부회장으로 복귀해 2014년까지 근무했다. 최근까지는 하나금융투자 사외이사를 맡아왔다.

사상 첫 상고 출신 회장 선임에 대해 은행연합회 이사회는 “은행 등 금융업에 대한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은행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됐다”고 설명했다.

김 내정자 선임에 대해 업계에서는 상당히 이례적이라 보고 있다.

당초 은행연합회 차기 회장으로 관 출신으로는 홍재형 전 경제부총리와 김창록 전 산업은행 총재가 민 출신 중에선 우리은행 사외이사를 역임 중인 신상훈 전 신한금융 사장 등의 유력설이 제기된 탓이다.

특히 홍재형 전 부총리의 연합회장 도전 소식이 알려진 뒤 업계에서는 후보의 중량감을 고려할 때 홍 전 부총리의 내정을 어느 정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홍 전 부총리 등 관 출신 후보가 낙점 받지 못한 이유와 관련해선 금융권 ‘올드보이’ 귀환에 따른 업계 내 반감이 상당해 정부에서도 이를 강하게 밀어붙이기 힘들었기 때문이란 의견들이 나온다.

최종구 금융위원장 역시 주요 금융협회 새 수장에 본인보다 10여년 가량 연상인 관료출신 선배들의 내정설에 대해 “청와대에 직접 문제제기를 할 것”이라 언급하기도 했다.

민간 출신인 신상훈 전 사장이 최종 후보에서 탈락한 것과 관련해선 과거 그가 횡령혐의에 있어 일부 유죄 판결을 받은 전력 등이 있기 때문으로 전해진다.

한편 은행연합회는 29일 열리는 사원 총회에서 김 전 대표를 차기 은행연합회장으로 공식 선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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