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전반 침체…실적서 드러난 선제적 대응 능력

윤웅원 KB국민카드 사장, 유구현 우리카드 사장, 정수진 하나카드 사장(왼쪽부터).
윤웅원 KB국민카드 사장, 유구현 우리카드 사장, 정수진 하나카드 사장(왼쪽부터).

[현대경제신문 안소윤 기자] 카드사 수장들이 가계부채 축소 압박과 가맹점 수수료 인하, 신흥 경쟁자 출현 등 업계 불황 속에서 임기 만료를 코앞에 두고 연임과 교체의 기로에 섰다.

업계 전반의 침체기에서 선제적 대응 능력을 높게 평가받아 ‘실적악화=수장교체’의 공식을 깨고 연임에 성공할 수 있을지, 모회사 이익 기여도 축소의 책임을 지고 교체의 길을 걷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2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KB국민카드, 우리카드, 하나카드 등 3개 카드사 최고경영자(CEO)들의 임기 만료가 잇따라 다가오고 있다.

윤웅원 KB국민카드 사장은 지난 2016년 1월 취임해 올해 말로 임기가 끝난다. 유구현 우리카드 사장과 정수진 하나카드 사장의 경우 각각 2015년 1월, 2016년 3월 취임했으며 올해 12월과 내년 3월에 임기가 만료된다.

이들의 연임 여부에 관심이 쏟아지면서 임기 기간 실적 및 성과 등에 업계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정부의 강도 높은 규제 강화에 업계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상황의 최근 성적표는 CEO의 대응 능력을 평가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지난해 2월부터 적용된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이어 지난 8월에 추가로 적용된 영세중소 가맹점의 우대 수수료 적용 기준 확대로 올해 3분기 카드사들의 순익은 눈에 띄게 감소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한, 삼성, KB국민, 현대, 비씨, 하나, 우리, 롯데 등 카드사의 3분기까지 순이익은 1조8천35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7.1% 늘었지만, 3분기만 놓고 보면 8개 카드사 순익은 4천1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 가량 줄었다.

카드사별로 살펴보면 KB국민카드는 3분기 순익으로 전년 동기보다 2.1%감소한 804억원을 기록했으며 우리카드는 전년 동기보다 무려 38.1%가 줄어든 195억원을 시현했다. 반면 하나카드의 경우 8.2% 증가한 224억원의 순익을 기록해 8개 카드사 중 유일하게 실적이 개선됐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된 순익을 살펴봐도 KB국민카드와 우리카드, 하나카드의 실적은 극명히 엇갈린다.

KB국민카드는 3분기 누적 당기순익으로 2천33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2천354억원, 0.6%감소)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으며 우리카드는 전년동기(924억원) 보다 12% 줄어든 813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하나카드는 3분기 누적 당기순익으로 전년동기 대비 64% 증가한 973억원을 거두며 업황 악화 속에서도 실적 개선세를 보였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업황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카드사별 실적 희비가 갈리면서 같은 위기 속 CEO들의 대응 능력 차이가 ‘수치’로 여실히 드러나고 있는 셈”이라며 “수익성 악화를 돌파하기 위한 전략의 효과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는 일부 평가가 있지만, 임기 만료가 얼마 남지 않은 CEO들은 그야말로 좌불안석일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현대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