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 우려 줄었으나, 내분 가능성 상존

우리은행 차기 행장 최종 후보에 오른 손태승 우리은행 글로벌부문 부문장(왼쪽)과 최병길 삼표시멘트 대표.
우리은행 차기 행장 최종 후보에 오른 손태승 우리은행 글로벌부문 부문장(왼쪽)과 최병길 삼표시멘트 대표.

[현대경제신문 김영 기자] 우리은행 차기 행장 최종 후보 2인이 결정됐다. 유력설이 나돌던 친(親)정권 성향 인사가 후보에서 제외돼 관치 논란은 다소 누그러졌으나, 한일은행 대 상업은행 출신간 맞대결로 귀결 그에 따른 내분 우려는 아직 남아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빠르면 이번 주 중 우리은행 차기 행장 후보가 최종 결정될 전망이다.

지난 26일 우리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는 행장 후보 9명에 대한 1차 면접을 진행, 손태승 우리은행 글로벌부문 부문장과 최병길 삼표시멘트 대표이사를 최종 면접 대상자로 선정했다.

1959년생인 손태승 후보는 한일은행 출신으로 2010년 우리금융지주 상무를 거쳐 자금시장사업단 상무 등을 역임했다. 이광구 행장의 갑작스런 사의 표명 후로는 최선임 부문장으로서 행장의 일상업무를 대행해 왔다.

1953년생인 최병길 후보는 상업은행 출신으로 2004년 우리은행 중소기업고객본부장까지 역임한 뒤 은행을 떠났다. 이후 금호생명과 동양시멘트 대표이사 등을 거쳐 올 3월부터 삼표시멘트를 이끌어 왔다.

임추위는 이달 30일 전후 최종 면접 대상자에 대한 심층면접을 실시, 후보 1인을 이사회에 추천할 예정이다. 이사회 또한 12월 말 개최 예정인 주주총회 전 행장 후보 선정 작업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우리은행 차기 경쟁이 손태승 부문장과 최병길 대표로 확정된 것과 관련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유력설이 나돌던 친정권 성향 모 인사가 배제됐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호남 출신이고 참여정부 시절 정부의 주요 위원회 자문위원으로 활약한 최 대표를 현 정권에서 밀어주고 있는 것 아니냐는 소문도 있으나 관련성이 낮다는 게 중론이다. 임추위 측 역시 최 대표의 후보 발탁 사유로 과거 보여준 혁신성을 꼽고 있다.

다만 우리은행 행장 사임 사태의 결정적 원인 중 하나였던 내부 계파 갈등과 관련, 한일은행 출신 손태승 부문장과 상업은행 출신 최병길 대표가 맞대결을 펼치게 되자 그에 따른 우려는 여전한 모습이다.

이광구 행장 사임 결정의 도화선이 된 ‘인력채용 부정 의혹 국감 폭로’는 “한일 출신 임원이 외부로 정보를 흘렸다”는 게 정설이다. 더불어 한일은행과 상업은행 출신 임원간 뿌리 깊은 내부갈등이 표면화 된 뒤로는, ‘차기 행장은 이와 무관한 외부인사가 선임돼야 할 것’이란 주장이 제기된 바 있다.

그런가하면 손태승 부문의 경우 계파색이 엷으며, 최 대표 또한 현직에서 물러난 지 상당 시일이 지났기에 그로인한 조직 내 갈등 유발은 적을 것이란 의견 또한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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