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 손보사 지진보험 청구 57건 불과

지진으로 붕괴된 포항 시내 한 다세대주택 모습. <사진=연합>
지진으로 붕괴된 포항 시내 한 다세대주택 모습. <사진=연합>

[현대경제신문 권유승 기자] 지난해 9월 경주 지진 후 1년여 만에 다시금 경북 포항에서 진도 5.5 지진이 발생, 지진 피해를 보상 받을 수 있는 보험 상품에 대한 대중 관심이 크게 늘었다. 그러나 정작 지진 보험 가입률은 높은 보험료와 홍보 부족 등의 영향으로 저조한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포항지진 발생 후 하루가 지난 16일 기준 9개 주요 손해보험사에 접수된 지진관련 보험 청구 건수는 총 57건에 불과했다. 재산종합보험 5건, 화재보험 지진특약 39건, 풍수해보험 13건 등이었다.

지진 피해를 대비한 보험 가입 건수 자체가 많지 않다 보니 보험금 청구 건수도 피해액 대비 얼마 되지 않은 상황이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지진 피해를 보장 받을 수 있는 보험 상품의 총 가입금액은 약 2천987조 원이며, 이 중 기업이 주로 가입하는 재산종합보험가입금액이 전체의 98%인 2천917조원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 개인이 주로 가입하는 주택보험 및 화재보험 지진 특약 비중은 약 68조원으로 전체의 2.3%에 머물고 있다.

이중 주택보험 가입률은 전체 주택 공시가격 대비 약 1.9% 수준에 그쳤다. 세대 기준 가입률로 따져 봐도 약 3.2%에 불과하다. 국내 전체 주택 중 96% 이상이 지진 피해에 노출돼 있는 셈이다.

화재보험 가입자의 지진특약 가입률도 전체 계약 건 중 1% 미만으로 확인됐다.

농·어업 종사자 등에 대해 태풍·호우·홍수는 물론 지진까지 피해액의 90%수준에서 보상해 주는 풍수해보험 역시 연간 가입건수가 1만 건 정도에 불과하다.

업계에서는 지진 대비 보험 가입률이 저조한 이유에 대해 지진 안전국이란 기존의 안일한 인식 및 비싼 보험료를 원인으로 꼽고 있다. 지자체가 보험료의 50%를 부담해 주는 풍수해보험을 제외하면국내 발생빈도가 낮은 지진까지 고려해 비싼 보험 상품에 잘 가입하려 하지 않는다는 의견이다.

이와 관련 현대해상 관계자는 “지난 경주 지진 후 지진 관련 보험 가입이 소폭 늘었으나, 최근에는 과거수준으로 보였다"며 "포항 지진 후 다시 가입자가 늘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지진 위험 국가인 일본은 화재보험 지진특약 가입률이 전체 화재보험 중 60% 가량에 이른다. 일본 전체 가구 중 30% 가량이 지진에 따른 보험 대비책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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