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상 환자 모집 시작…노보노·릴리·동아·부광·현대 등과 경쟁

서울 송파구 방이동 한미약품 본사. <사진=한미약품>
서울 송파구 방이동 한미약품 본사. <사진=한미약품>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한미약품이 미국에서 당뇨병 치료제 신약후보물질(HM12460A)의 임상시험에 착수했다.

이 후보물질은 개발이 완료되고 효능과 안정성이 확인되면 ‘퀀텀 프로젝트’ 수출계약을 체결했던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에 생산기술이 공급될 전망이다.

국내외에서 당뇨병 치료제 신약 개발이 이어지고 있어 사노피가 이 신약후보의 생산기술을 사들일지는 아직 미지수다.

17일 미국 국제임상시험등록사이트(ClinicalTrials.gov)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최근 미국에서 HM12460A의 임상 1상에 참가할 환자를 모집하기 시작했다.

이번 임상은 두가지 형태로 진행된다. 하나는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한 안전성 평가며 나머지 하나는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기존 지속형 인슐린인 ‘글라진’과 약효를 비교하는 방식이다. 두 임상 모두 2019년 상반기 종료를 목표로 추진된다.

한미약품은 지난 2015년 사노피에 ‘에페글레나타이드’와 랩스 인슐린 115, 두 약물을 합친 ‘랩스 인슐린 콤보’ 등을 한데 묶은 퀀텀 프로젝트를 4조8천억원에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사노피는 지난해 말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기술개발료를 감액하고 랩스 인슐린 115 계약은 아예 해지했다.

랩스 인슐린 콤보는 한미약품이 일정수준까지 기술을 개발하면 사노피가 사들이는 조건으로 계약을 수정했다. 이에 따라 기술수출 금액은 당초 4조8천억원에서 3조7천억원 상당으로 감소했다.

한미약품은 계약 수정 당시 “인슐린 제제의 시장 상황과 개발 가능성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사노피와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임상 1상이 시작되는 HM12460A는 랩스 인슐린 콤보에 적용될 후보 중 하나로 수출 성사 여부는 경쟁 신약 후보들의 개발 결과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당뇨병치료제 신약 후보는 다양하다.

덴마크 제약사인 노보노디스크는 주 1회 GLP-1 작용제인 NN9535(세마글루타이드 피하주사제)를 개발 중이며 사노피도 저혈당과 당뇨병케톤산증 등 인슐린 부작용이 없는 소타글리플로진(sotagliflozin)을 연구하고 있다.

일라이 릴리와 MSD 등도 GLP-1 작용제와 인슐린, SGLT-2 억제제 등을 합친 새로운 신약에 애정을 쏟고 있다.

국내에서도 신약 개발과 후보물질 도입이 이어지고 있다.

동아에스티가 개발 중인 DA-1241은 장·췌장 등의 세포막에 존재하는 GPR119 수용체를 활성화시켜 혈당 강하와 췌장 베타 세포보호 등의 효과를 보이며 현재 미국에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일동제약은 최근 미국의 바이오의약품 개발회사인 앤트리아바이오와 주 1회 당뇨병 치료제 후보물질(AB101)의 국내 독점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AB101은 인슐린을 마이크로스피어(지름이 수 μm 이하인 구형의 미립자) 형태로 제제화해 약물의 방출 속도를 조절, 주 1회만 투여해도 되도록 설계했다.

대웅제약도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병치료제 ‘DWP16001’을 개발, 국내에서 임상 1상을 승인받았으며 현대약품은 지난 6월 유럽에서 당뇨병 치료제 후보 물질(HD-6277)의 임상 1상 시험을 승인받았다.

또 부광약품은 미국 멜리어(Melior)와 공동개발중인 제2형 당뇨병 치료제 신약 후보물질인 'MLR-1023'의 후기 임상2상을 지난 9월부터 시작했고 제일약품은 제1형 당뇨병을 치료하는 세계 최초의 비 인슐린 약물인 JP-2266을 개발하고 있다.

선진국 당뇨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15년 247억달러에서 2022년 431억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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