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교자만두·계란과자 등 유사제품 줄지어 내놔

 
 

[현대경제신문 김병탁 기자]신세계가 자사 유통 채널을 이용해 값싼 미투(me too)제품을 줄줄이 내놓으면서 식품업계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미투제품은 인기상품을 모방한 유사제품 또는 베끼기제품을 말한다.

15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신세계푸드와 이마트 계열사들이 이미 업계에서 출시한 인기 제품을 유사한 형태와 맛으로 출시하고 있다.

신세계푸드 식품브랜드 올반은 지난해 ‘육즙가득 왕교자’, ‘육즙가득 새우 왕교자’ 2종을 출시했다. 2013년 CJ제일제당의 ‘비비고 왕교자’와 같은 왕교자만두 형태다.

지난 8월 CJ제일제당 발표에 따르면 비비고 왕교자는 냉동만두시장에서 단일브랜드 중 최단기간 누적 매출 3천억원을 넘어섰다. 올해 교자만두 시장점유율도 50%다. 비수기에도 매달 100억원이상 판매되는 만두 제품으로 이에 신세계푸드도 유사제품을 내놓았다.

이마트 PB상품 노브랜드도 잇따라 유사제품을 출시했다.

‘노브랜드 포테토스틱’은 오리온 ‘오!감자’와 모양이 유사하다. 시중에서도 맛의 강도는 조금 차이가 있으나 오!감자 모방제품으로 입소문을 탔다.

‘노브랜드 계란과자’도 해태제과의 장수브랜드 ‘계란과자’의 맛과 향을 따라했다. 심지어 계란과자 상징인 얇고 둥근 모양도 비슷하게 모방했다.

이밖에도 많은 인기 제품을 유사한 형태로 만들어 출시하고 있다.

타 경쟁사 식품업계에 따르면 신제품을 내놓는데 평균 연구 기간은 적게은 수개월에서 길게는 수년이 걸린다. 비용 역시 최대 수백억원에 달할 만큼 큰 리스크를 감수해야만 한다.

허나 유통업계에서 내놓은 PB제품과 신제품 중 많은 수가 인기 있는 제품을 모방한 수준에 불과하다. 유통채널망을 기반으로 유사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는 데 그치는 실정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유사제품이 잇따라 출시된다는 건 시장 파이를 키우고 소비자 뇌리에서 잊어진 장수 제품을 다시금 상기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며 “하지만 식품업체 성장이 정체되거나 더딘 상태에서 새로운 경쟁업체 등장은 결국 시장 파이를 나눠먹는 수준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이미 많은 경쟁업체들이 유사 제품을 출시하고 있으며 이마트를 통해 큰 특혜를 보기 어렵다”며 "이마트가 신세계 계열사 제품만을 위한 유통 채널이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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