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사, 대형 게임사 더 선호…“대형사 vs 중견·중소 양극화 더 심화될 것”

 
 

[현대경제신문 유성현 기자] 국내 중견·중소 게임사들의 연이은 실적 악화와 신작 부재 여파로 게임업계의 ‘허리’가 무너지고 있다.

1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웹젠과 게임빌은 각각 기존 게임 부진과 신작 부재로 3분기 연속 영업이익 하락 및 4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우울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네시삼십삼분은 지난해 317억의 영업손실 및  최근 사업 구조 변화에 따라 희망퇴직도 진행하고 있다.

웹젠은 올 3분기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영업이익 75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24.1% 감소한 실적이다.

매출은 358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26.3%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28억원으로 63.6% 감소했다. 전분기 대비 매출,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은 각각 18.1%, 32.8%, 71.7% 줄었다.

웹젠은 기존 서비스하던 게임들의 매출이 정체되면서 전반적으로 실적이 악화됐다고 밝혔다.

앞서 웹젠은 올 1분기와 2분기에도 영업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감소했다.

1분기에는 109억600만원으로 35.9% 감소했으며, 2분기 또한 영업이익 112억을 기록하며 전년비 23.6% 줄었다.

1분기에 웹젠 관계자는 “서비스되고 있던 게임들의 매출이 정체되고 PC온라인게임 ‘뮤 레전드’ 등의 신작게임 출시가 다소 지연되면서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며 “3월 말에 출시된 ‘뮤 레전드’와 5월 정식서비스를 시작하는 모바일게임의 매출이 반영되는 2분기에는 실적이 반등할 전망”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반등에 실패한 웹젠은 2분기 실적 발표에서 “대표 게임인 ‘뮤 오리진’이 출시한 지 오래되면서 이용자가 줄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했고, 새로 출시된 PC게임이 '뮤 레전드'의 감소 폭을 대체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게임빌은 4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게임빌은 작년 4분기에 영업손실 24억원을 시작으로 올 1~3분기 각각 30억원과 42억원, 3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마케팅 비용 확대 및 신작의 부재가 이유다.

특히 게임빌은 지난달 모바일 게임 ‘아키에이지 비긴즈’를 글로벌 출시했다. 그러나 이날 기준 글로벌 모바일 게임 순위 사이트 게볼루션에 따르면 구글매출 83위, 애플매출 139위를 기록하며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네시삼십삼분은 지난해 결산 결과 317억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최근 사업 구조를 개발 중심으로 전환하고 다른 회사 게임을 유통하는 퍼블리싱 사업도 점진적으로 축소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네시삼십삼분은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이유 때문이라고 했지만 기존 공동대표에서 장원상 단독 대표로 전환하며 비상경영을 선포했다. 또 사업 구조 변화를 이유로 희망퇴직을 진행하는 어려운 상황을 맞이했다.

중견 게임사들의 상황이 열악한 가운데 일명 ‘3N’으로 불리는 대형 게임사 넥슨과 넷마블, 엔씨소프트는 올 3분기에 모두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거두며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넥슨과 넷마블은 연간 매출 2조원 클럽을 눈앞에 두고 있으며 엔씨소프트는 올 3분기까지 누적 매출 1조2천254억원으로 창립 20년 만에 처음으로 매출 1조원 시대를 열었다.

게임업계는 대형 게임사와 중견·중소 게임사 간 양극화의 주된 이유 중 하나로 ‘신작 부재’로 보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은 '자체 개발' 내지는 '유통' 방식으로 출시되는데 최근에는 기획단계 이전부터 계약을 맺은 후에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며 “개발사는 중견·중소 게임사보다는 대형 게임사를 선호하기 때문에 중견·중소게임사의 신작 출시가 뜸해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개발도 중요하지만 그 이후의 마케팅 또는 대중에게 보여지는 효과도 중요한데, 이를 원활하게 지원할 수 있는 대형 게임사가 사업을 끌어가기에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게임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중견·중소 게임사가 자체 개발을 할 경우 빠르게 변화는 시장환경에 맞추기 위해 1년 내에 몇 종씩을 개발한다는 것 자체에 한계가 있고 비용도 만만치 않아 속도가 더딘 편”이라며 “대형 게임사와 중견·중소 게임사의 양극화는 당분간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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