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인수 성공, 박인규 수사는 아직

 
 

[현대경제신문 김영 기자] DGB금융지주가 증권사에 성공하며, 종합금융사로서 체계를 갖추는데 성공했다. 단, 박인규 DGB금융지주 회장 겸 대구은행장(사진)을 둘러싼 CEO 리스크가 남아 있어 그룹 미래를 낙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의견 또한 뒤따르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DGB금융은 은행과 보험, 캐피털, 자산운용에 이어 증권사까지 인수하며, 총 자산 75조원대 종합금융사로서 한 단계 도약할 기회를 잡았다.

지난 9일 DGB금융은 현대중공업 산하 현대미포조선으로부터 하이투자증권 지분 85.32%를 4천500억원에 인수하는데 최종 합의했다. 하이투자증권 계열사인 하이자산운용과 현대선물까지 포함된 가격으로, 최종 인수 결정은 금융감독원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마무리되는 내년 3월쯤이 될 전망이다.

DGB금융의 하이투자증권 인수에 대해 금융권에서는 “지주사 차입금 확대 우려가 있으나, 그동안 외적 성장보다 내실을 다져온 경영 스타일을 고려할 때 자본여력이 충분하고, 그룹 차원에서 새 사업기회를 마련하게 됐다는데 더 큰 의의가 있다”고 평가 중이다.

총자산 5조원 자기자본 7천억원대인 중형 증권사로서 수도권과 동남권 내 영업 네트워크가 잘 갖춰져 있는 하이투자증권 인수가 DGB금융의 사업 다각화에 도움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DGB금융 역시 증권업 진출을 계기로 기업공개(IPO), 회사채 발행, 인수주선 등 투자은행으로서 업무 영역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3분기 경영실적 또한 DGB금융의 향후 전망을 밝게 해주고 있다. DGB금융은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이 11.1% 하락하며 8천504억원에 머물렀으나, 영업이익은 26.8% 증가한 1천199억원을 당기순이익 역시 26.9% 상승한 937억원을 기록하는 등 수익성 지표는 꾸준히 개선돼 왔다.

다만 업계 내에서는 “DGB의 비상을 예단하기에는 아직 CEO 변수가 남아 있다”는 평가도 함께 나오고 있다. 비자금 조성 혐의를 받고 있는 박인규 지주 회장 겸 은행장에 대한 경찰 조사가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달 19일 박 회장은 대구지방경찰청에 출두 14시간이 넘는 조사를 받고 집으로 귀가했다.

현재 경찰에서는 박 회장과 이 회사 경영진들이 대외영업활동과 직원 격려 등의 목적으로 상품권을 대량 구매한 뒤 수수료 5%를 공제하고 현금으로 바꾼 이른바 ‘상품권 깡’을 했다는 혐의에 대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박 회장 등이 구입한 상품권 33억원 중 31억원이 현금 전환돼 비자금으로 사용됐다는 의혹이다.

일부 금융권 관계자들 중심으로는 박 회장의 자진 사퇴 가능성도 언급하고 있다.

그가 이미 현 정권 출범 직후 정치권으로부터 “TK지역 친박 정치인들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 온 금융권 내 대표적 친박인사”란 평가를 받은 것은 물론, 시민단체 중심으로 “조직 내 성폭행 사건을 고의로 은폐했다”는 비난에 휩싸이며 사퇴압박을 받은 바 있는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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