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력 확대 기대” vs “수익성 악화 우려 증폭”

하이투자증권 여의도 사옥.<사진=안소윤 기자>
하이투자증권 여의도 사옥.<사진=안소윤 기자>

[현대경제신문 안소윤 기자] DGB금융지주의 하이투자증권 인수 결정을 놓고 증권사들이 엇갈린 의견을 내놓고 있다.

DGB금융의 비(非)은행 포트폴리오가 완성됐다는 점에서 영업력 확대가 기대된다는 분석과 상대적으로 낮은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보유한 하이투자증권이 수익성 악화 우려를 키운다는 분석이 상충하고 있는 것이다.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인 하이투자증권의 인수를 확정한 DGB금융이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총자산 5조원, 자기자본 7천억원, 임직원 760여명의 중형 증권사로, 수도권과 동남권을 중심으로 탄탄한 영업 네트워크와 고객 기반을 가졌다는 강점이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모회사인 현대중공업 자구책 일환으로 매각을 추진해왔다. 타사 대비 높은 우발채무, 리테일부문 적자 등으로 장기간 주인을 찾지 못하고 표류하던 중 증권사 인수가 숙원 사업이었던 DGB금융의 품에 안기게 됐다.

DGB금융은 DGB대구은행, DGB생명보험, DGB캐피탈, DGB자산운용, DGB유페이, DGB신용정보, DGB데이터시스템 등 다양한 금융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지만 은행지주사 가운데 유일하게 증권사를 갖고 있지 않다.

DGB금융은 하이투자증권 인수를 통해 증권업에 진출, 총자산 75조원 규모의 종합금융회사로 발돋움 한다는 계획이다.

DGB금융은 지난 8일 오후 이사회를 열고 하이투자증권 인수 안건에 대해 의결했으며 하이투자증권의 지분 85.32%를 4천500억원에 사들였다고 공시했다.

이어 9일에는 하이투자증권 대주주인 현대미포조선 이사회 의결 절차를 거쳐 주식매매계약을 진행했다.

필요자금은 신종자본증권 1천500억원 및 회사채 3천억원 발행을 통해 조달할 계획이며 염가매수차익은 약 1천4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번 인수에 대해 김진상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하이투자증권은 DGB금융이 기존에 많이 진출하지 못했던 수도권과 경남 지역을 중심으로 영업망을 구축하고 있어 대구은행과의 복합점포 설립 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또 김 연구원은 DGB금융의 4분기 이후 완만한 순이자마진(NIM) 회복과 내년 대손비용의 추가 개선, 배당성향 지속 향상이 기대된다며 목표주가 1만4천600원과 투자 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도 “DGB금융은 하이투자증권 편입 시 지역금융그룹의 특성상 높은 고객충성도를 기반으로 기업공개(IPO), 전환사채(CB), 회사채 발행 등 기업투자 영업이 확대될 여지가 높고 복합점포 개설로 은행 고객에게 적극적인 증권 상품 판매도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DGB금융에 있어 하이투자증권은 부담스러운 존재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은경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DGB금융이 증권사 인수를 통해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완성한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문제는 수익성”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회사가 목표로 하고 있는 이익체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하이투자증권 보유 우발채무의 안정적 관리, 낮은 자본규모 극복 등 다소 공격적인 가정이 필요하고 이는 중장기적 실적에 반영될 요인으로 하이투자증권 인수는 단기적으로 불확실성을 증대시키는 요인”이라고 판단했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DGB금융 ROE가 8% 수준임을 감안하면 지난 7년간 하이투자증권 ROE가 5%를 하회했다는 점에서 수익성 개선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병건 동부증권 연구원도 “DGB금융의 하이투자증권 인수는 부정적 면이 더 크다”며 “보유지분 매각대금을 배당할 경우 영업규모 유지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20% 이상의 정상적 배당 복귀에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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