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인식 기술에 인공지능 더해져…가전 제어·금융 결제 등 제공

아마존의 AI 스피커 ‘에코’. <사진=연합>
아마존의 AI 스피커 ‘에코’. <사진=연합>

[현대경제신문 유성현 기자] 인공지능(AI) 스피커가 단순히 음악감상기기를 뛰어넘어 산업 곳곳의 변화를 불러오는 첨병으로 진화하고 있다.

스마트폰에서 경험할 수 있는 음성인식 기술, 클라우드에 AI 기술이 더해지면서 가전제품을 제어하는 ‘허브’ 역할은 물론 금융 결제 서비스까지 가능해졌다.

이미 해외에서는 아마존과 구글은 각각 AI 스피커 ‘에코’와 ‘구글홈’을 출시하며 시장에 뛰어들었으며 애플은 연말 ‘홈팟’을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네이버(제품명 프렌즈)와 SK텔레콤(누구), KT(기가지니) 등도 AI 스피커 시장에 진출했다.

6일 IT업계 관계자는 “AI 스피커는 음성 인터페이스가 가장 중요하다”며 “많은 기업들이 이런 음성 인터페이스가 일상생활에서 자리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AI 스피커는 음성 인식에 대한 기능도 필요하고 기술도 뒷받침 돼야하는데, 일반 이용자들이 스피커를 통해 이용하는 기능에 대해서 효용을 느끼고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뭘 제공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카카오는 오는 7일 AI 스피커 ‘카카오미니’를 출시할 예정이다.

카카오미니에는 카카오의 통합 인공지능 플랫폼 카카오 I가 적용됐다. 이용자의 질문을 기억하고 맥락을 이해한다.

실제 대화를 주고받는 것처럼 앞에 대화한 내용을 기억해 질문을 생략해도 이어서 답변해준다. 예를 들어 현재 날씨를 묻고 답변을 받은 직후 ‘내일은?’이라고 말하면 내일 날씨를 알려주는 방식이다.

또 카카오톡이 연동돼 메시지를 음성으로 보낼 수 있으며 재생 중인 음악과 뉴스도 공유할 수 있다. 메시지 수신 현황을 음성으로 안내받을 수 있고 나와의 채팅방을 활용해 메모를 보내고 일정을 등록할 수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향후 카카오미니에 택시 호출·길 안내와 음식 주문·장보기 등의 기능을 업데이트 할 것”이라며 “번역과 어학, 금융, 사물인터넷 등 다양한 영역의 편의기능도 단계적으로 추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지난달 라인프렌즈 캐릭터를 입힌 AI 스피커 '프렌즈'를 출시했다.

근거리 통신기술인 블루투스를 탑재해 차량 스피커 등 다양한 기기와 연결해 쓸 수 있다.

네이버는 이달 중 배달 음식 주문 기능을 비롯해 점차 쇼핑과 예약, 내비게이션, 메시지 음성 제어 등 AI 스피커를 통한 지원 기능을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KT도 AI 스피커 겸 IPTV(인터넷TV) 셋톱박스인 '기가 지니'를 통해 지능형 대화와 금융, 쇼핑 등의 서비스를 선보인 바 있다.

KT는 기가지니에 사용자의 목소리를 구별하는 기능을 추가해 사용자 식별을 통한 계좌 조회 및 기존 금융사의 모바일 인증과 연동해 송금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했다.

현재 우리은행은 ‘계좌조회’와 ‘금융캘린더’ 제공, 케이뱅크는 ‘잔액조회’ 및 ‘송금 서비스’ 등이 가능하며 점진적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케이뱅크 송금 서비스는 ‘지니야, 엄마에게 3만원 송금해줘’라고 말하면 스마트폰으로 푸시(PUSH) 메시지가 발송되고 푸시 메시지 선택시 실행되는 케이뱅크 앱에서 인증에 성공하면 송금이 완료되는 방식이다.

BC카드 또한 금융사 중 최초로 사용자 본인의 목소리를 이용해 결제하는 서비스를 지난 6월 선보였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7억2천만달러(약 8천200억원) 규모였던 인공지능 기반의 '개인비서 스피커' 시장규모는 2021년 35억2천만달러(약 4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IT업계 관계자는 “AI 스피커가 소비자용 기기로 간주되고 있지만 2019년에는 관광산업과 원격의료 등 기업용 분야에 다양하게 도입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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