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발급 지연, 보안 안전성 우려 등 문제점 단계적 해소
전월세 보증금 대출상품, 자동이체통합관리 서비스 출시예정
롯데그룹 MOU 활용 간편결제서비스 및 신용평가시스템 고도화

3일 서울 용산구 카카오뱅크 서울오피스에서 '카카오뱅크 100일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사진은 카카오뱅크 서울오피스 입구.<사진=연합>
3일 서울 용산구 카카오뱅크 서울오피스에서 '카카오뱅크 100일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사진은 카카오뱅크 서울오피스 입구.<사진=연합>

[현대경제신문 안소윤 기자] 등장과 동시에 은행권에 돌풍을 일으켰던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출범 100일을 맞았다.

카카오뱅크는 영업시작 3개월여 만에 계좌개설 고객 435만명. 수신 4조200억원, 여신 3조3천900억원을 기록하는 등 맹렬한 기세로 성장했다. 그러나 원활하지 못한 고객상담 서비스, 카드 발급 및 대출 상품 지연, 보안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는 여전히 산적해 있다는 평가다.

올해 금융권 최대 이슈메이커로 등극한 카카오뱅크가 출범 100일을 기점으로 장점은 극대화하되 단점을 보완, 은행권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단초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3일 카카오뱅크는 서울시 용산구에 위치한 카카오뱅크 서울오피스에서 출범 100일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그동안의 운영 성과 및 향후 상품서비스 출시 계획을 발표했다.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서비스 개시 3개월 기준(10월 31일 24시)으로 카카오뱅크의 계좌개설 고객 수는 435만명을 기록했다. 출범 첫 달에는 하루 평균 10만좌, 2개월 차에는 3만좌, 3개월 차에는 2만8천좌가 새로 개설됐으며 전체 기간으로 봤을 때 하루 평균 4만3천500명이 계좌를 개설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카카오뱅크의 수신 규모는 4조200억원, 여신은 3조3천900억원(대출실행 잔액 기준)으로 집계됐다.

이수영 카카오뱅크 전략파트장이 '카카오뱅크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문제가 제기된 체크카드 배송 지연 문제의 현황과 개선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현대경제신문 안소윤 기자>
이수영 카카오뱅크 전략파트장이 '카카오뱅크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문제가 제기된 체크카드 배송 지연 문제의 현황과 개선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현대경제신문 안소윤 기자>

은행권 전반에 캐릭터 카드 열풍을 일으켰던 카카오프렌즈 체크카드는 전체 계좌개설 고객 중 73%에 해당하는 318만명이 신청했다.

다만 체크카드의 발급 및 배송 지연 문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10월 31일 기준 체크카드 발급을 신청한 고객에게는 ‘뜨거운 성원으로 발급 물량이 예상보다 크게 증가해 배송까지 평균 약 4주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안내 문자가 발송되고 있다.

시중 은행의 경우 창구에서 체크카드를 바로 발급 받을 수 있다는 점, 온라인 발급 요청 시에도 평균 4~5일 정도가 소요되는 점과 비교해 카드발급 시스템이 정상화 단계에 정착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이수영 카카오뱅크 전략파트장은 “폭발적인 카드 신청에 따라 카드 제작, 발급 과정에 필요한 모든 사항을 확대해 빠른 시일 내 고객이 받아볼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현재 체크카드 신청 시 고객에게 전달되기까지 7일 정도 소요돼 배송 지연은 해소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 체크카드를 신청한 고객에게 발송되는 체크카드 발송 지연 안내 문자.<사진=현대경제신문 안소윤 기자>
카카오뱅크 체크카드를 신청한 고객에게 발송되는 체크카드 발송 지연 안내 문자.<사진=현대경제신문 안소윤 기자>

이용우 카카오뱅크 공동대표 역시 “체크카드 발송을 빠르게 해드리고 싶었으나 물리적인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며 “정상화 단계에 진입했고 체크카드를 발급받아 안전하게 쓰다보면 사용률과 함께 비활성계좌 비중도 나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최근 발생한 카카오뱅크 체크카드 무단인출 사건에 대해서도 언급됐다.

지난달 24일 카카오뱅크는 고객의 계좌에서 잔액이 무단 인출되는 사고를 겪었다. 피해자 김 모(32)씨는 새벽 2시부터 1분간격으로 98회에 걸쳐 ‘카카오뱅크 체크카드 결제’라는 알림을 받았으며 매회 2천40원씩 총 20만원이 인출됐다.

이 사건으로 모든 업무가 모바일을 통해 이뤄지는 카카오뱅크의 프로세스로 인해 보안이 허술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돼왔다.

이에 대해 윤호영 카카오뱅크 공동대표는 “결제 문제는 보안의 결함으로 볼 수 없다”며 “이번 사건은 특정한 해외사이트 내 카드번호가 넣어진 상태에서 결제가 된 것이며 보안 문제가 아닌 ‘부정결제’를 판단하지 못해 발생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중은행에서도 부정결제는 종종 발생하지만, 우리는 이를 판단했다는 점에서 문제를 인식하고 있으며 FDS(부정사용방지시스템)을 보완해 이같은 문제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카카오뱅크는 부족한 인력으로 고객 응대 지연 문제를 발생시켰던 고객센터 업무도 제2고객센터 오픈을 통해 효율화할 방침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30일 강서오피스를 두 번째 고객센터로 오픈하고 150여명의 상담 인원을 충원했다.

고객센터는 고객 상담 채널에 따라 업무를 분담, 각 센터별 전문성을 구축할 예정이다.

서울오피스(제 1고객센터)는 카카오톡, 1:1 상담 등 전화 이외 채널을 바탕으로 소비자 보호, 외환업무를 진행하고 강서오피스는 전화 상담을 기반으로 일반상품과 고객 지원상담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 전략파트장은 “강서오피스 오픈으로 현재 카카오뱅크는 총 400여명의 고객 상담 인력을 운영 중이며 응대율도 80~90%를 기록하는 등 큰 폭으로 개선됐다”고 말했다.

이용우 카카오뱅크 공동대표(사진 왼쪽)과 윤호영 카카오뱅크 공동대표가 '카카오뱅크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을 하고 있다.<사진=현대경제신문 안소윤 기자>
이용우 카카오뱅크 공동대표(사진 왼쪽)과 윤호영 카카오뱅크 공동대표가 '카카오뱅크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을 하고 있다.<사진=현대경제신문 안소윤 기자>

카카오뱅크는 향후 혁신성장을 위한 주요 사업계획도 발표했다.

먼저 은행 방문없이 스마트폰으로 서류를 제출하면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대출이 가능한 ‘전월세 보증금 대출’ 상품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상품 출시 예정 시점은 내년 1분기다.

윤 공동대표는 “전월세 대출을 겪어본 사람을 알겠지만, 은행에서 대출받는 프로세스 중 가장 복잡한 상품”이라며 “전월세 대출이 모바일에서 구현만 된다면 현재 은행에서 판매하는 대출 상품은 다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월세 대출 상품이 다른 상품보다 오래 걸리고 복잡한건 사실이지만 모바일에서 구현한다는 것 자체가 혁신이 아닐까 생각된다”며 “주택담보대출 등 간단한 다른 상품보다도 젊고, 중소득층이 많이 이용하는 전월세 대출에 포커스를 맞춰 상품 라인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는 롯데그룹과의 협력을 통한 계좌기반 간편 결제 서비스, 롯데멤버스 빅데이터를 활용한 고객 금융 서비스 강화 계획도 내놓았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6월 롯데그룹과 유통‧금융 융합을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한 바 있다.

계좌기반 간편 결제 서비스 구현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할 계획이며 롯데가 보유한 유통데이터와 카카오뱅크의 금융 상품, 서비스를 결합해 혁신적인 상품을 준비한다는 전략이다.

이 공동대표는 “대고객 서비스 시작부터 지금까지 100일 동안 많은 관심과 성원에 감사말씀드린다”며 “혁신적인 서비스에서 더 나아가 고객들이 쉽고 편리한 은행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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