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악재 해소…중국 인바운드 회복 최대 수혜

한국과 중국이 주한미군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를 둘러싼 갈등을 봉합하고 관계 정상화에 나선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를 관광객과 시민들이 지나고 있다.<사진=연합>
한국과 중국이 주한미군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를 둘러싼 갈등을 봉합하고 관계 정상화에 나선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를 관광객과 시민들이 지나고 있다.<사진=연합>

[현대경제신문 안소윤 기자] 한‧중 관계 개선으로 유커(중국인 관광객)들의 입국이 점진적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최대 수혜주로 면세점 종목이 꼽히고 있다.

업황이 회복기에 있고 정부 규제 불확실성도 없는 상황에서 중국 인바운드(Inbound) 증가는 면세점주 레버리지(지렛대 효과를 이용한 실제 자금 이상의 투자)를 크게 확대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과 중국 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한반도 배치 문제 관련해 양국이 갈등을 봉합하고 관계를 정상화하기로 합의하면서 중국 소비 관련주가 상승랠리를 이어갈 전망이다.

외교부는 지난달 31일 오전 10시 홈페이지를 통해 사드 문제에 대해 한국과 중국이 협의한 결과문을 담은 ‘한‧중 관계 개선 관련 양국 간 협의 결과’ 자료를 게재했다.

자료에 따르면 양국은 우호적인 관계를 매우 중요하게 여기며 공동문서들의 정신에 따라 한‧중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발전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자료 발표 직후 사드 보복조치 완화 기대가 커지면서 코스피(KOSPI) 시장의 대표적인 중국 소비 관련주들은 일제히 오름세를 기록했다.

호텔신라(2.22%), 롯데쇼핑(7.14%),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6.92%) 등 유통·면세점주가 크게 올랐고 대한항공(0.80%), 아시아나항공(3.58%), 제주항공(0.57%) 등 항공주도 동반 상승했다.

여행주인 하나투어(-2.59%), 모두투어(-0.84%) 등은 발표 직전 소폭 오름세를 보였으나 국제유가 상승 부담이 불거지며 약세로 전환해 거래를 마감했다.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중국 소비 관련주 중에서 면세점 종목의 상승세에 대해 단기에 그치지 않고 중장기적으로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사드 보복조치 완화에 의한 중국 인바운드 회복 가능성이 극대화됐고, 회복 시 가장 수혜폭이 큰 업종은 면세점이라는 분석이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인 입국자는 내년 3분기부터 2016년(중국인 입국자 최고점)을 넘어설 전망”이라며 “중국과의 관계 개선 속도가 예상치를 넘어서면 추가적인 면세점 실적 추정치 상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인 입국자 회복 수혜는 곧 입국자 감소라는 밸류에이션(기업 가치) 할인 요인을 사라지게 하므로 실적 개선폭을 넘는 주가 상승도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중국 인바운드 회복을 가정할 때 면세점에 대한 투자 매력도가 가장 높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업황은 회복기에 있고 경쟁은 완화되고 있으며 중국 인바우드 회복 레버리지가 가장 크다”며 “호텔신라의 경우 전체 영업이익의 90%가 면세점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중국 인바운드가 10%포인트 향상 될 때마다 영업이익은 200억원 내외로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면세점의 실적은 아직 정상화에 진입하고 있는 단계로 향후 추이에 대한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박종렬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면세점 업황 모멘텀은 긍정적으로 변화될 개연성이 있고 사드 악재 해소는 매출액 증가를 가져오지만 동시에 면세점 경쟁 심화 가능성을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경쟁 심화가 결국 마케팅 비용 증가를 수반, 이익 증가 기대치를 하회할 수 있으므로 부담스러운 밸류에이션 수준 극복을 무엇으로 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저작권자 © 현대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