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창·연료탱크 등 개발…환경 규제 강화로 각광

현대삼호중공업이 건조해 지난 2014년 폴라리스쉬핑에 인도한 초대형광석운반선(VLOC). <사진=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이 건조해 지난 2014년 폴라리스쉬핑에 인도한 초대형광석운반선(VLOC). <사진=현대중공업>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조선 ‘3빅’가 액화천연가스(Liquefied Natural Gas·LNG)를 이용한 최신 기술로 수주 실적을 쌓아올리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현존 LNG화물창 중 자연 기화되는 LNG 비율이 가장 낮은 화물창 시스템인 솔리더스(SOLIDUS)를 독자 개발했다고 지난 26일 밝혔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그동안 한계치라고 여겨지던 기존 화물창의 일일 LNG 증발률(0.07%)을 0.05%대로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차이는 17만㎥급 LNG운반선 기준으로 연간 약 5억원 상당의 LNG를 소모 없이 더 운송할 수 있는 수준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올 12월부터 선주들을 대상으로 솔리더스에 대한 시연회를 여는 등 영업활동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이성근 대우조선해양 조선소장(부사장)은 “최고 수준의 가스선 건조능력을 보유한 대우조선해양이 LNG 사업 분야에서 최저 일일 LNG 증발률을 갖는 시스템을 개발함으로써 시장 지배적인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냈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은 광석운반선용 LNG연료탱크도 개발했다. 이 LNG연료탱크는 대우조선해양과 포스코가 공동개발한 고망간강(Mn)이 적용된다.

특히 고망간강이 적용돼 알루미늄합금을 주로 사용하던 기존 연료탱크에 비해 외부 충격에 강하고 공간을 최적화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제작에 필요한 생산비도 절반수준으로 줄어 원가경쟁력에도 기여할 수 있을 전망이다.

LNG를 연료로 사용해 이산화탄소와 황, 질소화합물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광석운반선 LNG연료탱크 개발로 초대형컨테이너선과 유조선, LPG선에 이어 전 선종에 대한 LNG연료탱크 풀라인업을 갖추게 됐다”며 “향후 수주전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LNG추진선으로 변경가능한 초대형 광석운반선(Very Large Ore Carrier·VLOC)을 이번달 말 폴라리스쉬핑으로부터 수주했다.

이 선박은 향후 강화되는 환경규제에 대응할 수 있도록 LNG 레디(READY) 디자인이 적용되며 평형수처리장치와 탈황설비(스크러버) 등 친환경 설비가 탑재된 것이 특징이다.

LNG 레디는 기존 연료인 벙커C유를 사용하면서 LNG 추진선으로 개조할 수 있도록 LNG 연료탱크 등의 설치를 할 수 있도록 한 선박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최근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 강화에 따라 친환경 연료인 LNG 관련 선박 기술이 주목을 받고 있다”며 “자체 개발한 LNG 연료공급시스템, 재기화시스템 등의 선도적인 기술로 LNG 시장을 주도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도 새로운 LNG 재기화시스템으로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저장 재기화 설비(Floating Storage and Regasification Unit·LNG-FSRU)를 수주했다.

LNG-FSRU는 해상에서 천연가스를 기화한 뒤 육상의 소비처에 직접 공급할 수 있는 선박 형태의 설비다.

삼성중공업이 이번에 수주한 LNG-FSRU에는 삼성중공업이 독자 기술로 개발한 새로운 LNG 재기화시스템인 ‘S-Regas(GI)’이 탑재될 예정이다. 재기화시스템은 LNG-FSRU의 핵심장비로 통한다.

S-Regas(GI)는 글리콜(Glycol) 혼합액을 이용해 LNG를 기화시키는 장비다. 해수(海水)로 LNG를 직접 가열해 기화시키는 종전 방식에 비해 부식(腐蝕) 우려가 적고 재기화에 사용되는 에너지도 5% 이상 절감할 수 있는 친환경 시스템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새 재기화시스템의 우수한 성능과 안전성을 인정받은 결과 시연회를 개최한 지 한달 만에 실제 LNG-FSRU에 적용하는 성과를 거뒀다”라며 “비용절감과 품질, 납기관리능력 향상 등 재기화시스템 개발에 따른 효과가 수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한편, 영국의 조선·해운분석기관인 클락슨은 지난 3월 발간한 보고서에서 LNG선의 발주량이 올해 18척에서 2019년부터 연평균 31척 수준으로 72%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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