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법 “시험서적서 위·변조로 인한 입찰정지 처분 정당”

K-9자주포. <사진=한화지상방산>
K-9자주포. <사진=한화지상방산>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한화지상방산이 K-9 자주포 시험성적서 위·변조로 정부 발주 입찰에 3개월간 참가할 수 없게 됐다.

서울고등법원 행정2부는 한화지상방산이 방위사업청을 상대로 낸 입찰참가자격 제한처분 취소소송 항소심을 27일 오전 기각했다.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이 정당하다는 결론이다.

이 소송은 한화지상방산이 생산하는 K-9자주포와 관련한 방산비리가 적발돼 시작됐다.

K-9자주포는 한화지상방산이 지난 1999년 이후 우리 군에 납품하고 있는 무기다. 정차 후 1분 이내에 사격할 수 있고 최대 3분간은 분당 6발의 사격이 가능해 기존의 K-55보다 세 배 이상의 화력을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정거리는 동급 무기에 비해 10km 긴 40km다. 가격은 대당 40억원 상당이다.

방사청은 지난 2015년 8월 계약심의회를 열고 시험성적서 위·변조에 연루된 한화지상방산에 3개월의 관급사업 입찰제한처분을 내렸다.

방사청을 포함한 정부기관이 발주한 입찰에 3개월간 참여할 수 없도록 하는 징계다. 국방기술품질원과 검찰의 방산비리 조사 결과에 따른 후속조치였다.

기술품질원은 지난 2010년 이후 납품된 군수품 부품과 원자재류에 대한 시험성적서를 전수 조사한 결과 한화지상방산을 포함한 34개 업체가 시험성적서 125건을 위·변조한 사실을 적발하고 지난 2013년 이들 업체를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 수사 결과 한화지상방산이 우리 군에 납품한 K-9자주포는 차량 걸쇠와 밀대, 절연판 등 197개 부품의 시험성적서가 위·변조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인장강도가 규격 대비 20% 낮은 11.0N/㎟나 성적서에는 13.8N/㎟로 허위 기재한 것이 적발됐으며 또다른 부품은 부피 변화율이 마이너스 0.4로 측정됐지만 성적서에는 0.4로 조작됐다.

성적서 전체가 허위로 작성돼 조회 자체가 불가능한 부품도 있었다.

또 별개의 수사에서는 K-9자주포 등에 장착되는 밸브·베어링·핀의 생산국이 한국에서 미국으로 바뀌기도 했다.

한화지상방산은 방사청의 처분에 불복하고 이 소송을 냈지만 1심에서 패소했다.

1심을 맡은 서울행정법원 6부는 “한화지상방산은 협력업체로부터 시험성적서를 제출받은 후 진위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채 이를 그대로 국방기술품질원에 제출했다”며 “시험성적서 위·변조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다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항소심에서도 패하면서 한화지상방산은 실적에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방위사업을 하는 업무특성 상 정부가 발주하는 계약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한 탓이다.

또 한화지상방산은 터키와 폴란드, 핀란드, 인도에 K-9자주포를 수출하는 등 해외사업을 강화하고 있어 향후 수출에도 악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화지상방산은 한화테크윈의 자주포·전투용차량사업부문이 분사돼 지난 7월 새로 설립된 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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