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도래하면서 사이버 보안 중요성 커져

지난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국정감사에서 박정호 한국인터넷진흥원 부원장이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
지난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국정감사에서 박정호 한국인터넷진흥원 부원장이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

[현대경제신문 유성현 기자] 최근 5년간 해킹 등으로 고객들의 개인정보 5천300만개가 유출된 가운데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사이버 보안’이 화두가 되면서 한국의 ‘IT 강국’이란 타이틀이 무색해지고 있다.

특히 지난 17일 국내 여행업계 1위인 하나투어가 해킹으로 45만여명의 회원 개인정보가 유출되면서 보안에 대한 불안감이 점차 고조되고 있다.

초고속 인터넷과 반도체 등 다른 우수한 분야도 있지만 인공 지능과 사물 인터넷, 빅데이터, 모바일 등 정보통신기술(ICT)의 융합으로 이뤄지는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하면서 사이버 보안은 더욱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다.

19일 권헌영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우리나라는 제조업 후발 국가이자 인터넷 선발 국가로, 현재 제조업과 IT가 묶여지는 형태로 가고 있다”며 “그 묶여지는 형태에서 우리의 자리는 흔들릴 위기에 와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했던 3차 산업에서의 보안은 방화벽(firewall)이나 시스템 안전 등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있었는데 이것도 늦게 시작했고 돈도 투자를 안 해 취약한 상태”라며 “이에 따라 전 국토, 전 국민이 보안의 위협에 시달리는 상황이 됐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국정감사에서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부터 올해 8월까지 정보보호 관리체계(ISMS) 인증을 받은 기업 7곳이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냈다.

ISMS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운영하는 국내 최고 수준의 종합 정보보호 인증제도다. 유출 경로는 해킹이 26건으로 제일 많았으며 내부 직원에 의한 유출도 포함됐다.

또한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입수한 자료에도 따르면 2013년부터 올해 7월까지 해킹 등으로 116건의 유출 사고가 발생해 5천342만개 이상의 개인정보가 빠져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116건의 유출사례 가운데 23건의 경우 유출 규모조차 제대로 파악되지 않았고, 유출된 개인정보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2천400만개에 달하는 개인정보는 아직도 회수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

특히 입시전문 교육기업 메가스터디의 경우 지난 4월 개인정보 관리 부실로 행정자치부로부터 행정처분을 받았으면서도 7월 18일 또다시 14만 건에 달하는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보안 수준이 매우 취약하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한 제어시스템을 완벽하게 확보해야 한다고 권 교수는 설명했다.

권 교수는 “4차 산업혁명을 추진할 때 데이터와 센서에 많은 투자(센서 네트워크가 핵심)를 하게 되는데 이를 통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보안 내재화(Security by Design)를 촉진해야 한다“며 ”제어시스템 전반에 대한 안전이 완벽하게 확보되지 않으면 사람의 생명과 재산 등에 큰 피해를 가져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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