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사 투표 선임으로 협회장 인선 작업에 정부 입김 적어
업계 내부 사정에 밝고 회원사 신뢰 두터운 ‘민 출신’ 선호

차기 금융투자협회장으로 언급되고 있는 황영기 금융투자협회 회장과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사진=연합>
차기 금융투자협회장으로 언급되고 있는 황영기 금융투자협회 회장과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사진=연합>

[현대경제신문 안소윤 기자] 손해보험협회장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금융협회장 인선 작업이 시작된다.

정권 교체 초기로 쏟아지는 각종 금융 정책에 금융권 안팎에선 민간 출신보다 관료 출신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그러나 차기 금융투자협회장 자리를 두고는 업계 내부 사정에 밝은 민간 출신의 황영기 현 금융투자협회장의 연임과 현직 증권사 최고경영자(CEO) 선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11월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의 임기 종료를 시작으로 12월 장남식 손보협회장과 이수창 생명보험협회장의 임기가 끝난다. 차기 금융협회장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유력 후보로 관(官) 출신 인사가 거론되고 있다.

은행연합회는 이달 25일 정기 이사회를 열어 차기 은행연합회장 후보를 정하고 내달 중순께 단독후보를 선정할 예정이다.

차기 은행연합회장의 가장 유력한 후보로 언급되는 김창록 전 총재는 정고시 13회로 재정경제부 경제협력국장, 관리관 등을 역임한 뒤 금융감독원 부원장을 지낸 정통 관료출신이다.

손보협회 회장추천위원회도 이달 말 총회를 개최해 선임 일정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차기 손보협회장 역시 유관우 김앤장법률사무소 고문과 진영욱 전 한국정책금융공사 사장 등 관 출신 인사의 이름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유 고문은 보험감독원을 시작으로 금융감독원 상품계리실장과 보험감독국장, 기획조정국장을 거쳐 부원장보를 역임했다.

진 전 사장의 경우 행시 16회로 재경부 금융정책국장을 지내고 한화증권 사장과 한화손보 부회장 및 한국투자공사 사장, 한국정책금융공사 사장을 지냈다.

생보협회장의 후임 인선 절차는 아직 진행되고 있지 않지만, 차기 손보협회장이 관 출신 인사로 선출되면 그 연장선을 이을 것이라는게 업계 중론이다.

반면 금융투자협회에는 다른 분위기가 전해진다. 차기 금융투자협회 하마평에 관 출신이 아닌 민(民) 출신의 황영기 현 금융투자협회장 연임내지 현직 증권사 최고경영자(CEO) 선임 가능성이 오르내리고 있다.

황 회장은 삼성증권과 우리금융지주 출신으로 지난 2015년 증권사와 회원사들의 투표에서 50.69%에 달하는 압도적인 득표율로 선임됐으며 내년 2월로 임기가 끝난다.

황 회장에 대한 증권업계의 평은 긍정적이다. 초대형 투자은행(IB), 비과세해외주식형 펀드 등 증권사 이익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도입하고 정부의 규제강화 압박에 맞서 증권사 대표로서 적극적으로 대응하는데 힘써왔다는 호평이 나온다.

이에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차기 금융투자협회장에 대해 황 협회장의 연임 가능성을 비중 있게 보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황 회장을 향한 회원사의 신뢰도는 매우 두터운 편”이라며 “황 회장이 임기기간 도입한 증권업계 최대 이슈인 초대형IB의 성공적 안착을 위해서라도 황 회장의 연임에 대한 업계의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도 차기 금융투자협회장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유 회장은 지난 2007년부터 11년간 연임을 지속하며 한국투자증권 사장직을 맡고 있으며 이번 임기는 황 회장의 임기가 만료되는 내년 2월에 끝난다.

유 회장은 장기간 한국투자증권을 운영해온 만큼 증권업계를 대표하는 인물로 꼽힌다. 유 회장의 금융투자협회장에 대한 도전 여부는 밝혀진 바 없지만, 업계는 유 회장이 후보로 등장할 경우 든든한 업계 지원군에 힘입어 강력한 후보가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한국거래소와 다르게 금융투자협회는 회원사의 투표로 협회장을 선임해 정부의 입김 작용 여지가 적다보니 회원사의 신뢰가 두터운 사람이 물망이 오른다”며 “다른 금융협회에 관 바람이 분다 해도, 금융투자협회는 민 출신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 증권사의 수장으로 장기간을 보내며 업계 내부 사정에 대해 속속들이 알고, 협회장 선임기간에 사장 임기가 종료되는 유상호 사장의 차기 금융투자협회장 도전을 내다보는 이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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