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 핵심 기술로 주목

[편집자주] 4차 산업혁명시대 도래에 발맞춰 금융에도 여러 최첨단 IT기술들이 속속 도입되며 그 활용범위를 넓혀나가고 있다. 이른바 핀테크(금융+기술)의 시대가 찾아온 모습이다. 특히 최근 들어 국내 금융권에서는 가상의 저장 공간을 활용, 정보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활용범위를 크게 넓힐 수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가 주목 받고 있다.

클라우드(Cloud)란 컴퓨터 통신망 관리 기법 중 하나다. 기술적 개념 정의를 두고선 전문가마다 다소 차이를 보이나, 일반적으로 클라우드라 하면 '온라인에 존재하는 가상의 저장 공간을 활용, 누구든지 정보를 쉽게 저장하고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을 의미한다.

무엇보다 클라우드 서비스는 인공지능(AI) 및 블록체인 기술 등과 함께 금융의 미래를 이끌 핵심 IT기술 중 하나로 평가 받고 있다. 인공지능 상담 로봇인 ‘챗봇’을 비롯해 금융권에 흡수되고 있는 대다수  첨단 기술이 클라우드 인프라 위에서 운용되고 있고 또 그렇게 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최근 국내 금융권에서도 은행은 물론 보험과 증권 등 업계 전반에 걸쳐 실제 업무영역에서 활용 가능한 클라우드 서비스 도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미국 시애틀에 위치한 아마존 본사를 방문, 주요 IT기술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사진=신한금융>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미국 시애틀에 위치한 아마존 본사를 방문, 주요 IT기술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사진=신한금융>

신한, 아마존 클라우드 서비스 도입

지난 6월 신한금융그룹은 글로벌 IT업체인 아마존과 디지털 혁신을 위해 전략적 협력에 대한 합의를 체결하고 아마존웹서비스(AWS)의 클라우드 도입을 결정했다.

이후 신한에서는 아마존 클라우드에서 제공한 가상의 공간에 자사의 여러 디지털기술과 융합된 신상품 등을 테스트할 수 있는 Innovation Sandbox 시스템을 전 그룹사에 걸쳐 구축했다.

8월부터는 그룹사 직원 160여명을 대상으로 아마존의 AI·블록체인·클라우드·DX·딥러닝 등 디지털  기술을 대한 심화교육을 실시해오고 있다.

9월에는 은행 임직원을 대상으로 아마존 체험관을 만들어 다양한 디지털 기술을 체험케 하고 있으며, 관련 강연을 제공하는 Shinhan-Amazon Day 또한 개최 중이다.

그리고 지난 9일에는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직접 미국 시애틀의 아마존 본사를 방문, AWS의 마이크 클레이빌(Mike Clayville) 글로벌 세일즈 및 사업개발 부문 부사장 등과 회담을 가지기도 했다.

이날 조 회장은 AI 음성뱅킹 서비스 개발을 위해 아마존의 음성인식 AI를 도입하고, 11월부터 본격적인 파일럿 서비스를 개발하기로도 합의했다.

향후 신한은 아마존의 온라인 커머셜 사업과 연계한 금융상품을 개발함과 동시에, 빅데이타와 인공지능을 활용한 고객 추천 서비스 도입, 디지털 마케팅 방법 고도화 및 그룹 ICT 인프라의 클라우드 전환 사업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조 회장은 아마존과 협력 확대 관련 “신한금융그룹이 2020년 아시아 리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 아마존과 같은 글로벌 리딩 컴퍼니와의 협력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향후 아마존과 협력을 더욱 확대해, 국내 금융산업 발전에 신한이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사진=KB국민은행>
<사진=KB국민은행>

KB국민은행, 전사적 클라우드 시스템 구축

지난 7월 KB국민은행은 ‘KB HRD 클라우드 시스템’을 전사적으로 구축했다.

KB국민은행의 HRD 클라우드 시스템은 가상의 저장공간에서 스마트기기, 인터넷으로 연수 콘텐츠를 시·공간 제약 없이 제작·학습·공유할 구 있는 연수 플랫폼다.

시스템에는 600여 개의 동영상 연수 콘텐츠가 등재돼 있으며, 현장 우수사례, 업무 노하우 등 현업부서와 직원들이 자체 제작한 콘텐츠도 올라와 있다.

KB국민은행은 클라우드를 활용한 학습자 중심의 ‘참여형 연수 시스템’을 통해 전 직원들을 ‘종합상담 역량을 갖춘 금융전문가’로서 양성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고객에게 보다 질 높은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KB HRD 클라우드 시스템을 통해 형성된 자율적인 학습문화는 전 직원을 최고의 금융 전문가로 양성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이는 모든 고객에게 최상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고객만족’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KB국민은행 지난달 26일에는 대화형 뱅킹플랫폼 ‘리브똑똑’(Liiv TalkTalk)을 정식 오픈했는데, 해당 서비스의 경우 개발사인 센드버드에서 아마존의 클라우드 인프라를 이용 중이기도 하다.

<사진=NH농협은행>
<사진=NH농협은행>

농협은행, 클라우드 브랜치 출시

지난 15일 NH농협은행에서는 금융권 최초로 클라우드를 활용해 기업자금을 관리해주는 ‘클라우드 브랜치’를 출시했다.

클라우드 브랜치는 은행에 방문하지 않고 기업의 금융업무와 자금관리업무를 온라인으로 처리할 수 있는 가상의 은행점포다.

기업을 위한 자금관리시스템(CMS)인 클라우드 브랜치의 주요 기능으로는 개별접속하지 않아도 모든 금융기관(은행, 증권사 등)의 계좌를 실시간 조회할 수 있는 ‘금융관리’, 전자어음이나 가상계좌를 일괄 조회하는 ‘자금수납’, 대량·급여 이체와 공과금을 납부하는 ‘자금지급’, 전 카드사의 한도 및 내역조회와 법인카드 감사 모니터링이 가능한 ‘법인카드관리’, 가용자금·일일시재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자금보고서’ 등이 있다.

농협은행은 클라우드 브랜치를 전사적 자원관리(ERP)와 연동시킬 경우 입출금·카드전표 발행 등의 업무시간이 크게 단축되고, 다단계 결재와 사용자 권한 통제 등을 통해 기업의 자금사고를 사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도 보고 있다.

무엇보다 농협은행은 그동안 CMS를 이용하기 위해 별도의 서버설치가 필요했으나 이를 클라우드로 대체하며 구축비용을 80% 가량 절감하고 이용료 부담도 40% 수준으로 낮춰 공공기관과 학교, 기업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 중이다.

보안과 관련해서는 공인인증서, 로그인정보 등의 고객민감정보는 암호화 처리해 기업내부에, 사업자번호 및 금융거래내역 등 거래정보는 비식별화 처리해서 클라우드에 분리보관하고, 24시간 중앙집중식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AIA생명>
<사진=AIA생명>

AIA생명, 미래형 DB센터 구축

AIA생명에서는 지난 12일 국내 보험업계 최초로 프라이빗 클라우드(Private Cloud)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미래형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구축 완료해 선보였다.

앞서 AIA생명은 한국 진출 30주년 기념의 일환으로 ‘보험, 그 이상을 넘어(Beyond Insurance)’라는 비전의 실행전략을 추진해 왔다. 2년 전부터는 내부 전산망을 프라이빗 클라우드 환경으로 전환하는 데이터센터 현대화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고 이번에 그 결실을 맺은 것이다.

AIA생명은 DB센터 인프라 구축에 따라 가상이미지, 셀프서비스 컴퓨팅, 보안, 플랫폼 리소스 등을 능동적으로 관리하는 주문형(On demand) 솔루션을 제공 받을 뿐 아니라, 보다 신속하고 자유롭게 인프라를 확장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나아가 이번 서비스 구축을 통해 재해복구(DR)가 클라우드 환경에서 진행되고, 주전산센터와의 상호교차 백업 및 시스템 전면 이중화가 완료돼 이전보다 데이터 보관의 안전성과 보안성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AIA생명은 올해 말 구축 예정인 인공지능 콜센터 ‘AIA온(AIA-ON)’과 프라이빗 클라우드 시스템을 양 축으로 디지털 변혁을 가속화 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김대일 AIA생명 운영본부장은 “AIA생명은 업계 최초로 인공지능 콜센터를 도입하고,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전면 구축하는 등 명실상부한 금융권의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내부 운영 효율성과 고객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모바일과 디지털 분야에 대한 인프라 투자를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보안성 우려 남아 있어 

클라우드가 기존 금융환경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주목받고 있으나, 보안성과 관련해선 우려가 남아 있는 게 사실이다.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에서는 사용자의 개인 정보가 클라우드에 저장된 뒤 사용자가 그 정보를 통제하기 어렵고, 클라우드에 저장한 개인 데이터가 제3자에 의해 공개되거나 삭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과거 일본에서는 클라우드를 관리회사의 관리소홀로 데이터가 전부 사라진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었다.

이에 국내 금융권에서도 클라우드의 도입 활성화와 함께 보안성 향상을 위한 노력이 꾸준히 동반돼야 할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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