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家 손자녀들, 18세 미만 주식부자 상위권 싹쓸이

<그래픽=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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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신문 안소윤 기자] 유가증권시장 주식을 1억원 이상 보유한 미성년자 주식 부자가 11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의 만 18세 이하 대주주, 친인척 등 특수관계인의 주식 보유 현황을 조사한 결과 110명이 1억원어치 이상 주식을 가진 것으로 집계됐다. 9월 29일 종가를 기준으로 보통주 보유분만 산출한 결과다.

상위권 미성년자 주식 갑부 10명은 주식 평가액이 100억원 이상을 기록했다.

미성년자 최고 주식 부자 1∼7위는 임성기 한미사이언스 회장의 손자녀들이 휩쓸었다.

이들은 한미사이언스가 지주회사로 전환한 2012년 주식을 증여받거나 이 회사의 무상 신주를 취득했다.

임 회장의 친손자 임모(14)군의 주식 보유액은 617억원에 달해 ‘미성년 주식부자 1위’ 자리를 고수했다. 다른 손자녀 6명은 똑같이 602억원씩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로는 GS 주식 548억원을 보유한 허모(16)군과 그 동생(13·217억원)이 뒤따랐다. 이들은 허창수 GS회장의 친인척으로 알려졌다.

확인되는 가장 어린 주식 부자는 2014년에 태어난 정연택 디씨엠 회장의 손자 정모(3)군이다. 정군은 디씨엠 주식 8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세아홀딩스 이태성 최대주주의 친인척인 이모(3)군도 2014년생으로 미성년자 주식갑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미성년자 주식 부자들은 보통 주식을 증여받거나 장내매수를 통해 주식을 보유하고 자산규모를 키운다”며 “이를 통해 그룹 내 입지를 굳히고 주식을 일찍 증여받음으로서 증여세를 줄이는 효과를 얻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성년자 주식 증여 행태가 불법은 아니지만 경영권 강화 및 절제 수단으로 쓰인다는 점에서 비판에서 벗어나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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