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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희용 칼럼] ‘민생시장’ 평화의 조건
권희용  |  nw203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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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9.27  09: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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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희용 내외정책홍보원 원장.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우리네 가계부채 규모는 1388조3000억원에 이른다. 지금이 9월말이 되었으니 이미 1400조원을 훨씬 넘었을 것이다. 이 가계부채가 현실적인 문제로 성큼 닥아 섰다. 보기에 따라서는 한국경제의 뇌관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의 소리도 들린다.

그도 그럴 것이 세계의 기축통화인 달러의 금리를 주관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보유하고 있는 자산을 축소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시중에 유통되는 달러를 거둬들이겠다는 의미이다. 이렇게 되면 기준금리가 상승하는 효과가 생긴다.

이 영향을 우리도 상당부분 받게 된다. 우선 기준금리를 올려야 하는 까닭이 생긴다. 당연히 가계의 이자 부담이 따르기 마련이다. 빚의 크기도 문제지만 당장 감당해야할 금리부담과 융자금의 상환계획에 차질이 생긴다.

특히 금리가 오르면 중 ‧ 저 신용자나 취약차주 등에게는 그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이들(다중채무자, 저소득, 저 신용자)이 보유한 대출규모는 6월말 현재 80조4000억원이다. 이는 전체 가계대출의 6.1%에 이른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1조9000억원이 늘어난 것이다. 게다가 취약차주가 지고 있는 빚의 67.3%가 금리가 높기로 이름난 저축은행, 상호금융, 신용카드, 대부업체 등에서 빌린 돈이다.

빚을 갚지 못하면 당연히 신용불량자로 전락한다. 정상적인 금융거래가 불가능해진다. 미국 연준의 조치로 우리나라에 신용불량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민생의 고민이 더 깊어지고 있다.

연준의 자산축소 결정은 이미 예상했던 것이다. 금리인상도 그렇다. 이에 대비한 우리의 대책이 어떠한 것인가에 관심이 쏠린다. 자금경색을 막기 위한 재정을 준비하고, 가계의 실질소득이 늘어나는 대책이 따라야 한다. 금리인상에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경제에 드리운 그림자는 쉽게 가실 것이라는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어느 것 하나 만만한 것이 없어 보인다. 모든 것을 접어두고 경제 하나에만 매달린다고 해도 쉽지 않다는 것이다. 잠시 풀릴듯하던 세계경제도 별다른 준비 없는 우리에게는 별무효과다.

새 정부 들어서면서 위기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북핵문제는 경제에 날로 커지는 짐이 되고 있다.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가장 위험한 요인이 될 조짐마저 인다. 게다가 새 정부는 아직도 자리 잡기에 여념이 없다. 적폐청산이라지만 정치보복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기업 손보기는 이 시점에서 할 일이 아니라는 소리가 당국자들 귀에는 들리지 않는 것 같다. 실업대책이라고 출범 초에 들리던 소리도 언제였나 싶게 자취감춘 지 오래다.

북핵을 머리에 이고 있는 처지에 적을 이롭게 하는듯한 소리도 민생을 불안하게 한다. 정리되지 아니한 소리가 자주 들린다. 위계도 무시한다는 소리도 함께 들린다.

대통령이 유엔연설에서 평화라는 단어를 30여 번 넘게 사용했다고 우리 민생시장에 평화가 깃들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 평화를 담보할 그 무엇이 없어서다. 북핵을 무엇으로 막아낼 재간이 있다면 그것을 내놓고 평화를 외쳐야 한다는 말이다.

긴긴 추석연휴를 앞두고 정작 태평가를 불러야 할 민초들은 굳게 닫힌 입을 열지 못하고 있다. 불안하기 때문이다. 온통 화려한 공약으로 점철되었던 선거철이 지나면서 그 약속이 빈껍데기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 하나씩 드러나고 있다.

이미 민초들은 그러려니 한다. 한두 번 속아서만이 아니다. 그 약속이 지켜지는 날, 나라가 망한다는 것을 알아서다. 주리를 틀어서, 고혈을 짜도 안 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알아낸 것이 다행이다.

평화 없이는 아무것도 누리지 못한다는 것도 민초들은 이미 안다. 최고위층, 그들만 모르고 있다는 것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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