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희용 내외정책홍보원 원장.
권희용 내외정책홍보원 원장.

국민의 주머니를 두둑하게 해주겠는 이른바 소득주도성장을 경제정책의 근간으로 새 정부가 출범한지 4개월을 보냈다. 그리고 일자리를 만들어 실업률을 줄이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대선에서 득표를 한 정부다.

젊은이들이 탄핵정국 속에서 촛불을 든 까닭도 일자리창출과 소득주도성장이라는 말에 표를 몰아준 것이다.

하지만 막상 출범한 진보정권의 항해는 만만치 않아 보인다. 출범과 함께 불어 닥친 안팎의 환경이 여의치 않다. 어느 것 하나 시원하게 해결되거나 새로운 계획을 펴나갈 형편이 아닌 때문이다.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 등등 경제를 받들 안보환경이 흔들리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그 전부터 있었던 일이지만 그 강도가 더 심각해진 때문이다. 북한은 진보정권의 출범에도 불구하고 안보위기를 조장하는데 거침이 없다. 바로 이점이 국민을 더 불안 속으로 끌어들이고 있는 형국이다.

정권으로서는 그래도 설마 했을 것이다. 대화를 선창하면서 잘해보자는 사인을 몇 차례 보냈으니, 북한도 태도를 바꾸는 시늉이라도 할 것이라는 기대도 깨져버린 셈이다. 새 정부로서도 민망한 노릇이 된 터다. 그렇다고 북한을 몰아세울 뾰족한 묘수도 없는 게 우리 사정이다.

산뜻한 출범자체가 어려웠다. 북한의 심술도 그러하거니와 내치에서도 버거운 사안이 즐비하다. 초대내각이 제대로 진용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재난 정부의 지지부진했던 것에 비해 그 내용이 더 힘들다.

내각과는 다르지만 사법부 주요인사진용 마무리도 미적거리는 와중에 놓여있다. 헌재소장인선에 더해 사법부수장인선도 난항중이다. 이는 국회에서 특히 야당의 발목잡기라는 전통적(?)통과의례가 아니라는 점에서 그 심각성이 깊어진다.

이상조짐과 난기류와 어설픈 국정운영이 빚어낸 결과라고 비난만 하기에는 당장 나라가 걱정된다는 소리가 들린다. 출범한지 불과 얼마 안 되었다는 핑계만으로는 정리가 안 되는 상황까지 치닫고 있다.

이를테면 시간을 끌어서 될 일과 서둘러서 해야 할 일 특히 최고권부의 손발이 맞지 않는 일들이 국민을 의아하게 한다는 점이다. 적어도 안보관련 정책에 있어 국민적 시각에서 가닥을 잡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이를 두고 이념적 시비가 그치지 않는다.

국민과 집권세력의 생각이 달라서는 안 되는 부분이 바로 안보관 내지 정책의 차이가 아닌가. 북한핵문제만 해도 그렇다. 핵무기를 가진 나라와 안가진 나라의 차이는 무엇인가. 우선 비교가 되지 않는다는 점은 누구보다 위정자들이 알 것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아무런 대책이 없다. 고작 북한을 상대로 대화로 문제를 풀어보겠다고 하던 정부는 그들이 수소폭탄실험을 하자 방문외교로 묘수를 찾아보겠다는 것이다.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미국, 러시아 등지를 찾아 외교를 벌였다. 소득이 무엇인지는 명쾌함이 없었다. 오히려 북한의 핵을 비켜갈 방책에는 크게 미치지 못했다.

국민의 불안과 불만에 불만 더 지폈다. 그리고 한해 중 가장 큰 명절을 앞두고 있다. 그런데 기대해마지한 소득도 실업도 늘기는 고사하고 더 줄어들거나 근심만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이다.

게다가 시장물가는 천정부지란다. 이맘때면 생필품값이 뛰는 게 어제오늘 얘기는 아니다. 그런데 올해는 불경기가 더해 민생의 시름이 한층 깊다는데 문제가 있다.

모두 불안한 때문이란다. 모두가 흔들린다는 방증이다. 그러니 안심하고 경제를 영위할 턱이 없다. 더욱이 시각과 관점이 천양지차다. 우리도 북한과 똑같이 핵무장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커지고 있다. 그런데 이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유가 이상하다. 우리는 일찍이 비핵화를 선언했기 때문에 안 된다고 한다. 누가 답답한 소리를 하고 있는지 민생바닥에서는 이미 안다. 흔들리는 민생을 돌봐야할 대통령의 발길이 무척 무거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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