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등 유통 대기업 잇따라 중국시장 철수 선언

 
 

[현대경제신문 장은진 기자]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배치 이후로 시작된 중국의 경제 보복에 백기 든 국내 기업들이 잇따라 중국을 철수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롯대마트 매각 주관사로 골드만삭스를 선정하고 중국 내 매장 처분을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롯데마트는 매각 범위가 아직 정해진 상태는 아니지만 최대한 많은 매장을 매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마트는 지난달 31일 중국 내 운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긴급 운영자금 3억 달러(약 3천400억원)를 추가로 조달하며 점포매각에 대한 논란을 잠재웠다. 롯데마트가 추가 확보한 운영자금은 규모로 봤을 때 중국 롯데마트가 올 연말까지는 버틸 수 있는 액수였기 때문이다.

신동빈 롯데회장까지 나서 중국 사업 철수는 절대 없다고 공언했지만, 지난 3일 북한 6차 핵실험이 이뤄진 이후 롯데마트 매각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중국 롯데마트는 약 2000억원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롯데마트는 지난해 매출 1억1천200억원, 영업손실 1천40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 영업을 거의 하지 못했는데 적자 폭이 아주 많이 늘어나지 않는 이유는 영업 정지에 따라 고정비 등이 절감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유통업계 최초로 중국에 진출한 이마트도 2년 전부터 중국시장 철수를 목표로 매각작업을 진행했다. 20년 동안 중국 매장을 운영하던 이마트는 연내 철수를 목표를 잡고 있다. 현재 중국 내에 운영 중인 매장 6곳은 태국 CP그룹과 매각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마트의 중국시장 철수는 사드갈등과 비슷한 기간에 이뤄지면서 빠르게 가속도가 붙었다. 중국사업 철수를 고민하던 이마트에게 이번 사드갈등이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중국 사드 보복이 6개월 지난 시점에서 국내 유통업체 두 곳이 잇따라 철수하면서 화장품과 식품 등 한국 기업들도 술렁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8% 줄었으며, 오리온의 경우 상반기 영업이익이 작년대비 64%로 급감하며 반 토막 났다. 현대자동차는 현지 합자회사와 갈등이 표면화되면서 철수 우려감 제기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사드보복이 개별 기업으로 감당할 수준을 넘어섰다”며 “대기업이 철수하는 상황에서 중‧소규모 기업들이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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