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이후 매장 수 327개소 → 1천50개소 ‘껑충’

스타벅스서울중앙우체국점 기준으로 반경 500m내 10개의 지점이 들어서 있으며 명동역점과는 직선거리가 약 106m에 불과하다. <자료=네이버지도>
스타벅스서울중앙우체국점 기준으로 반경 500m내 10개의 지점이 들어서 있으며 명동역점과는 직선거리가 약 106m에 불과하다. <자료=네이버지도>

[현대경제신문 김병탁 기자]스타벅스가 최근 빠르게 매장 수를 늘려가면서 국내 커피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

골목상권과 가맹점주를 보호하겠다며 정부가 국내 대기업 프랜차이즈의 손발을 묶는 사이에 스타벅스는 직영점만 운영한다는 이유로 별 다른 제약을 받지 않은 채 독주하고 있다.

2010년 327개소였던 스타벅스 매장 수는 2013년 500개소에서 2017년 6월말 1천50개까지 늘어났다. 이러한 성장은 동반성장위원회 출범(2010년)과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가맹사업법)’의 개정시점(2013년)과 맞물린다.

국내 프랜차이즈 대부분은 가맹점 운영방식으로 가맹사업거래 관련법과 동반성장위원회의 ‘중소기업 적합업종’ 규제와 같이 가맹점주와 골목상권 보호 등을 이유로 신규 출점에 큰 제약을 받고 있다.

스타벅스 서울중앙우체국점
스타벅스 서울중앙우체국점

이에 반해 스타벅스는 모두 직영점 방식으로 운영을 하다보니 출점이 상대적으로 매우 자유롭다.

스타벅스는 현재 대학가와 강남 및 명동 등 대형 상권을 중심으로 매장 수를 집중적으로 늘려나가고 있다.

현재 중구에 들어선 스타벅스 매장 수는 45개소로 업계 2위인 투썸플레이스 21개소와 비교해 압도적으로 그 수가 많다.

특히 중국인과 일본인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명동 일대에는 서울중앙우체국점 기준으로 반경 500m내 10개의 지점이 들어서 있다. 인근 지점인 신세계본점과 명동역점과는 직선거리가 각각 약 93m와 약 106m에 불과했다.

업계 관계자 및 소규모 카페 주인들은 한결같이 스타벅스 매장 수 증가로 매출에 상당한 타격을 입고 있다고 주장했다.

스타벅스 명동역점
스타벅스 명동역점

소규모 카페를 운영하는 서모(37)씨는 “스타벅스는 커피프랜차이즈 중 가장 막강한 파워를 가진 브랜드다”며 “지금처럼 계속해서 매장 수를 늘려나가는 건 우리 같은 작은 카페 주인들에게 죽으라는 말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커피업계 관계자는 “관련법으로 국내 프랜차이즈들은 신규출점이 어려운 상황에서 스타벅스만 법망을 피해 매장수를 빠르게 늘려나가고 있다”며 “‘을’을 보호하기 위한 법과 규제들이 을을 보호하기는커녕 오히려 또 다른 갑만 배불린 꼴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도 스타벅스를 비롯한 거대 다국적 기업의 무분별한 확장을 막고 국산 브랜드 및 소상공인을 살리기 위해 가맹사업법 등 관련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한편 스타벅스는 지난해 커피업계 최초 영업매출 1조원을 넘어선 바 있다. 올해 상반기에만 매출액 5천935억원과 영업이익 528억원을 기록했으며 연말에는 영업이익 1천억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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