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인드 테스트, 직무별 채용 등 도입

지난 7월 말 KB국민은행에서 전역예정 장병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취업 아카데미 교육현장 모습.<사진=KB국민은행>
지난 7월 말 KB국민은행에서 전역예정 장병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취업 아카데미 교육현장 모습.<사진=KB국민은행>

[현대경제신문 김영 기자] 주요 시중은행들이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 공모에 들어갔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은행권에서는 영업점 감소 등의 영향을 받아 채용규모를 줄여왔으나, 올해는 정부 차원의 일자리 창출에 동참하는 차원에서 그 규모를 확대키로 했다. 이들 은행들은 전형 방법 역시 예년과 달리해 눈길을 끌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 등 시중은행들이 2017년도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 계획을 잇달아 발표했다.

지난 6일 신한은행은 업무 특성에 맞는 인재 선발을 위해 ‘분야별·직무별 채용’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전체 채용 규모는 전년보다 늘어난 450여명으로, 18일까지 입사원서를 접수 받는다.

채용 분야는 ‘디지털/빅데이터’ ‘글로벌’ ‘IT’ ‘IB/자금운용/리스크’ ‘기업금융/WM’ ‘개인금융’ 등이며, 각 분야별 맞춤형 채용이 이뤄진다.

지원자는 분야별 직무와 필요역량을 기술한 직무기술서 등을 작성해야 하며, 업무와 무관한 항목은 삭제해 제출해야 한다. 특히 디지털/빅데이터 분야 지원자는 정형화된 자기소개서 대신 수행 과제에 대한 아이디어 및 솔루션을 제출해야 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이번 채용은 기존 획일화된 채용전형에서 벗어나 불필요한 요소를 제거하고 직무별 필요 역량을 집중적으로 평가함으로써 해당 직무에 적합한 인재를 선발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신한은행의 변화된 채용 전형을 통해 준비된 지원자들이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7일에는 국민은행에서 하반기 채용규모를 전년대비 확대해 일자리 창출을 통한 청년실업 해소 및 지역인재 채용 확대 등에 기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민은행은 올 하반기에 L1 신입행원 및 전문직무직원 포함 500여명 내외의 신규 인력을 채용할 예정이다. 2015년 420명, 2016년 300여명을 채용한 것과 비교해 규모를 크게 늘린 것으로 퇴직직원 재채용까지 포함할 경우 올해 국민은행 채용 규모는 1천200명에 달한다. 원서접수는 20일까지로 학력 및 연령 등에 있어 자격 제한은 없다.

특히 국민은행은 취업준비생들의 채용기회 확대 차원에서 전역장병 대상 사전 모의면접 등을 실시했고 이를 통과한 인재들에 한해 L1 공채 지원 시 서류전형 면제 혜택을 부여했다.

KEB하나은행 또한 일반직 행원 모집에 들어갔다. 수도권(서울·경기·인천)과 지역인재(영남·충청·호남·강원)를 구분해 선발하며, 서류마감은 25일까지다.

디지털 역량을 겸비한 전공자(통계학 포함), 지역 연고자, 외국어 소통 가능자, 전문자격증 보유자 등에게는 우대요건이 적용된다. 다만 지역인재로 지원시 입행 후 해당 지역에서 근무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상반기에만 개인금융서비스 직군(텔러) 200명을 선발한 우리은행의 경우 하반기에 일반직 대졸 공채 300명과 해외 인턴 100명 등 400명을 추가 선발키로 하고 지난달부터 채용접수를 받고 있다. 접수 마감일은 22일이다.

우리은행 역시 입사지원서에 자격증과 어학점수 기재란을 없애고 블라인드 면접을 단행, 직무 능력과 지원자의 역량 위주로 신입사원을 꼽을 방침이다.

지난해 140명의 대졸 신입(5급)을 채용했던 농협은행도 올해 채용규모를 대폭 늘릴 것으로 알려졌다. 보통 10월에 시작하던 채용절차도 조만간 진행할 방침으로 전해졌다.

한편 업계에서는 은행권 하반기 채용계획 관련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정권 눈치만 보다보니 장기적 관점을 고려치 않고 무리한 채용확대에 나섰다는 지적이다. 또 은행권에서 신규 채용과 함께 희망퇴직도 동시에 진행, ‘전체 일자리 수는 오히려 줄고 있다’는 지적이 함께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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