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조정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2100선을 심리적인 지지선으로 반등이 있을 수 있다는 시장의 기대와 달리 코스피는 전주도 하락을 면치 못했다. 증시 이벤트들도 악재의 연속이었다.

전주 코스피 지수는 7일 2093.45포인트로 출발하며 2100선을 추격했지만, 선물옵션 동시만기일과 금리 인상의 여파로 2040.67포인트로 마감하며 7거래일째 하락했다.

시장 예측과는 달리 금리가 전격 인상되면서 유동성이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 탓이다.

12일 증시 전문가들은 이달 중순 이후 기업 실적 가이던스가 발표되면서 증시가 실적장에서 반등을 모색하겠지만 아직 넘어야 할 벽이 많다고 지적했다.

물론 '악재가 곧 호재'라는 말처럼 이벤트를 넘긴 후 증시가 조정의 마무리 국면에 와 있다는 반론도 존재한다.

NH투자증권 김형렬 투자전략팀장은 "현재 시장 투자자들은 유동성 변화에 대한 불안감으로 커진 상황"이라며 "금리 인상이 부담으로 작용해 이번 주 하강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팀장은 "실적 시즌을 앞두고 기업 이익 전망치가 계속 내려가고 있어 이익의 신뢰성이 담보가 안되는 상황"이라며 "특히 IT 업종에서 두드러지고 있는데 화학, 자동차까지 번진다면 시장의 조정압력이 계속되면서 여름까지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이투자증권 박상현 투자전략팀장도 "당장은 증시 모멘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재료가 눈에 띄는 게 없다"면서 "(실적시즌을 앞두고) 조정 흐름이 이번 주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증권 오성진 센터장은 "실적 발표되면 실적 모멘텀에 증시가 기대갈 수 있다"며 "하지만 업종별로 같이 가는 게 아니고 종목별로 실적에 따라 성적표가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리인상의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예상이 주류를 이뤘다.

오성진 리서치센터장은 "금리 인상에 대한 영향은 당일 대부분 받은 것 같다"며 "외국인 매도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예상치 못한 데서 나온 단기적인 이벤트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하이투자 박상현 팀장은 "시장에서 방어를 위한 목적으로 내수주로 이동하는 모습이 있었는데, 이 부분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점은 부정적"이라면서 "전주 반영된 부분으로 금리 인상이 다시 큰 영향을 줄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번 주는 미국과 중국 등 주요 2개국(G2)에서 발표되는 지표들이 많다. 14일 중국에서 소비자물가지수, 5월산업생산과 소매판매 지표가 발표된다.

또 미국에서는 15일 미연방 공개시장위원회가 열리며 16, 17일에 미국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 발표와 5월 경기선행지수가 나올 예정이다.

특히 중국 소비자물가지수는 최근 중국도 고물가로 긴축에 들어설 것이란 분석이 많기 때문에 증시에 영향을 미칠 재료다.

NH투자 김 팀장은 "중국의 긴축모드가 강화될 지가 시장 이슈"라며 "유동성에 대한 부담을 준다면 우리 증시에 부담스런 요인"이라고 말했다.

또 이번 주처럼 반등 재료가 없는 상황에서 증시가 상승하려면 유가 하락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달러 약세 기조에 대한 미국 측의 정책 변화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하이투자 박 팀장은 "달러 약세가 가속화되면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기 때문에 증시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유가가 하락한다면 조정장에서 반발 매수를 자극하면서 반등 포인트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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