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투자계획 없어, 금융지주 설립은 사실상 무산

[현대경제신문 김영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징역형을 선고 받은 가운데 삼성 금융계열사들의 경우 오너 부재에 따른 타격이 제조업 계열사 대비 크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단, 이 부회장의 숙원사업이던 중간금융지주사 설립은 요원해진 모습이다.

25일 법원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징역 5년형을 선고했다.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에 대한 지배력 확대와 이를 통한 경영권 승계에 도움을 받고자 최순실-정유라 모녀를 금전적으로 지원했다고 판단하며 이를 뇌물로 인정했다.

업계에서는 장기간 오너 부재에 따른 삼성 측 타격이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반도체 사업 등 조 단위 설비투자가 필요한 제조업 계열사들의 경우 투자계획 수립 및 진행에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반면 전자와 함께 삼성의 한축을 이뤄온 금융의 경우 오너 부재 여파가 상대적으로 적을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전략실 폐지 후 각 사별 독자적인 경영이 이뤄져 왔고, 단기간 대규모 투자 등도 필요치 않기 때문이다.

특히 업계 최상위권에 자리한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등 보험계열사의 경우 인수합병 등의 계획이 없고 실적 또한 우수해 오너 부재가 경영상 위기로는 이어지진 않을 전망이다.

지난해부터 보험업계가 IFRS17(신회계기준) 도입에 앞서 대규모 자본확충에 나설 때도 삼성계열 보험사들은 안정적인 RBC비율을 유지하며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다만, 삼성증권의 경우 초대형 투자은행(IB) 전환이 오너리스크와 결부되며 멈춰 섰으며 이 부회장 징역형 확정에 따라 당분간 작업 추진 또한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의 숙원 사업 중 하나이자 이재용 부회장 구속영장 발부에도 영향을 준 중간금융지주 설립 역시 사실상 중단됐다.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 측 임원들은 이 부회장의 안정적인 경영권 승계를 위해 삼성전자 지분 8.19%를 보유한 삼성생명의 금융지주 전환을 시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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