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보험에 ‘실손’만 붙여…‘손해율’ 높아 출시 난항예상

지난 17일 열린 하계연합학술대회에서 향후 추진계획을 설명하는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의 모습. <사진=금융위원회>
지난 17일 열린 하계연합학술대회에서 향후 추진계획을 설명하는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의 모습. <사진=금융위원회>

[현대경제신문 김자혜 기자] 금융당국에서 유병자와 60세 이상 은퇴자를 대상으로 하는 실손보험을 연말까지 추진한다고 밝혔다.

보험업계에서는 기존 실손보험에 한해 가격과 인수기준을 낮추려는 정부 취지에 동의의사를 밝히고 있으나, 높은 손해율이 우려된다는 점에서 최종 상품 출시까지는 상당한 난항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에서 최근 발표한 유병자·은퇴자 실손보험 연내출시 추진안을 놓고 업계 관계자들이 난색을 표하고 있다. 

지난 17일 열린 보험 학술대회서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실손보험 등 국민다수가 가입한 보험의 사회적 역할을 강화, 유병자·은퇴자에 대한 실손보험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유병자 대상 보험은 지난해부터 ‘간편보험’또는 ‘유병자보험’의 이름으로 다양한 상품이 판매되고 있으며, 60세 이상 은퇴자를 대상으로 하는 실손보험은 2014년 출시된 노후 실손보험이 이미 존재한다. 

아직 구체적인 상품구조가 밝혀지진 않았으나 유사 상품이 시장에 이미 나와 있다는 점에서 볼 때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보험 상품 출현은 아닐 것으로 업계에서는 전망 중이다. 

A보험사 관계자는 “유병자보험 가입 시 사망담보 등에 원치 않던 고객 입장에선 단독 실손 형태 유병자 실손 가입에 관심을 보일 것”이라면서도“기존 유병자 보험에도 실비담보가 포함돼 있어 향후 통계치가 충족됨에 따라 가입 인수조건도 완화될 가능성이 있는데 독립적인 유병자 실손이 꼭 필요할지는 의문”이라고 전했다.

소비자단체 관계자 역시 “정부 의도는 충분히 동의한다”면서도 “기존 유병자, 은퇴자 상품에 실손보험만 붙이는 것처럼 보일 수 있고, 이전의 정책성 보험을 떠올리게 한다”고 언급했다. 

업계에서는 손해율 등을 고려할 때 은퇴자·유병자 대상 실손보험 출시까지 상당한 진통이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기존의 높은 손해율과 적절한 보험료를 놓고 합의점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다.

B보험사 관계자는“금융위 부위원장의 발표 이후 아직까지 은퇴자나 유병자 실손에 대한 지침이 내려온 것은 없다”며 “현 정부 기조와 보조를 맞출 필요를 느끼지만 유병자나 은퇴자 대상 보험이 모두 높은 손해율이 예상되는 상품이기에 보험사입장에서 선호하는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C보험사 관계자 또한“기존 유병자 보험보다 가입은 쉽게, 보험료를 높지 않게, 손해율에는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는 3가지의 적정선을 어떻게 찾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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