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재용·롯데 신동빈·SK 최태원·CJ 이재현 등 운신의 폭 좁아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최태원 SK 회장, 이재현 CJ 회장(사진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최태원 SK 회장, 이재현 CJ 회장(사진 왼쪽부터)

[현대경제신문 차종혁 기자] 재계 총수들이 소송에 휘말리거나 건강상의 문제로 인해 경영활동에 발목을 잡혔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최태원 SK 회장, 이재현 CJ 회장 등이 소송과 건강 문제로 인해 운신의 폭이 좁아지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씨에 대한 뇌물공여 혐의 등으로 인해 지난 2월말 이후 6개월째 구속된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이 구속된 이후 대규모 투자집행 등 굵직한 사업을 결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25일로 예정된 선고 공판에서 이 부회장이 자유의 몸이 되지 않으면 당분간 삼성전자를 비롯한 그룹의 대규모 사업추진은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7일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이 부회장에게 12년형을 구형했다. 재벌 총수에 대한 검찰의 이전 구형과 비교해 이례적으로 높다는 점에서 이 부회장이 실형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신동빈 회장은 과감한 경영혁신을 통해 그룹을 재편하며 입지를 확고하게 다지고 있지만 형제간 경영권 분쟁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롯데가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출간 예정인 자서전 형식의 책에서 “롯데그룹 분쟁은 한국 최대의 재산 절취 사건이자 심각한 국부 유출 사건”이라며 신 회장에 대한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롯데 소액주주들도 신 회장의 그룹 재편 움직임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롯데그룹은 롯데쇼핑,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등 주요 4개 계열사의 분할합병을 통해 지주사로 전환할 방침이다. 하지만 이달 초 롯데소액주주연대모임이 국민연금에 롯데 4개사의 분할밥병을 반대하는 탄원서를 제출해 작업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소액주주연대모임은 “분할합볍안이 주주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특정 주주의 그룹에 대한 지배권을 강화하기 위한 부당한 경영행위”라며 “신 전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지분확대를 통해 유리한 위치에 서려고 지주사 전환을 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은 신 전 부회장의 주장과 일치하는 부분이 많아 신동빈 회장 측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29일 4개사 주주총회를 거쳐 통합 법인인 지주사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최태원 SK 회장은 ‘딥체인지2.0’을 전파하며 그룹의 혁신을 꾀하고 있지만 아내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이혼 조정 문제가 경영활동을 위축시킬 변수로 남아 있다. 재산분할 부분도 부담이지만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구속에서 풀려난 후 내연녀 공개에 이어 이혼 소송 진행 등의 이슈로 인해 국민여론이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건강상의 문제로 인해 경영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회장은 경영복귀 후 첫 해외출장으로 지난 18~20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케이콘(KCON) 2017 LA’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건강상의 이유로 출장 일정이 취소됐다.

당초 이 회장은 이번 미국 출장을 계기로 글로벌 현장 경영에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이었지만 건강 문제로 글로벌 경영의 첫 행보가 좌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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