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 정부 발표에도 “못믿겠다”…불신 계속돼

17일 홈플러스 본사(강서점) 매장에서 고객이 진열된 계란을 신중히 살펴보고 있다. <사진=조재훈 기자>
17일 홈플러스 본사(강서점) 매장에서 고객이 진열된 계란을 신중히 살펴보고 있다. <사진=조재훈 기자>

[현대경제신문 조재훈 기자] 살충제 계란 파동으로 국민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대형마트 3사가 계란 판매를 재개했지만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판매 중지 하루만에 계란 판매를 재개했으며 홈플러스도 17일 계란 판매를 다시 시작했다.

대형마트 업계 1위 이마트는 살충제 성분이 미검출돼 16일 오후 3시부터 전국 146개 점포에서 계란 판매를 재개했다. 하지만 다음날 정부 조사 결과 이마트에 납품하는 양계농가 57개 가운데 4곳에서 비펜트린이 검출됐다.

홈플러스는 PB(자체제작)상품 ‘신선대 홈플러스’에서 비펜트린이 초과 검출됐다. 식약처의 조사 결과 40여개 농장 중 1곳인 ‘시온농장(충남 천안 소재)’ 상품에서 해당 살충제 성분이 나왔다. 롯데마트에 계란을 공급하는 경기 여주의 산란계 농장도 살충제인 비펜트린이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전수 조사 결과를 믿지 못하는 목소리도 높다. 조사 담당자가 직접 산란계 농장을 방문해 계란 샘플을 수집한 게 아니라 농장주들에게 미리 요청해 제출 받은 계란으로 조사했다는 주장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대형마트에서 만난 소비자 이모(30)씨는 “아이들과 함께 장을 보러 나왔는데 계란이 진열돼있어 놀랐다”며 “계란이 빠진 식탁을 차리기가 어려운 건 사실이지만 안심하고 먹을 수 있을때까지 계란은 당분간 구매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등포 신길동에 거주하는 주부 조모(42)씨도 “대형마트는 안전하다면서 계란을 다시 판매하고 있지만 믿고 살 수 있을지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8일 ‘살충제 계란’이 검출된 농가가 추가 확인돼 총 49개 농장으로 늘었다고 발표했다. 부적합 49개 농장은 일반 농장 556곳 중 18곳, 친환경 농장 683곳 중 31곳이다.

검출된 살충제 성분은 피프로닐 8곳, 비펜트린 37곳, 플루페녹수론 2곳, 에톡사졸 1곳, 피리다벤 1곳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날부터 출하된 계란은 안전하다는 입장이다. 이같은 발표에도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점점 커지고 있다.

서울 월계동에 거주하는 최모(41)씨는 “안전하다고는 하는데 정말 안전한지 확인할 수도 없고 돈벌이 때문에 팔려는 건지 어떻게 확인하라는 건지 불안하다”며 “나중에 문제되면 마트에서 어떻게 책임질 것인지 궁금하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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