찻잔 위 태풍 VS 실재적 위협

 
 

[현대경제신문 김영 기자] 인터넷전문은행 돌풍 관련 업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시중은행 중심으로는 “규모와 플랫폼의 한계와 크지 않은 기술력 차이 등을 고려할 때 심각한 위협은 아니다”란 주장들이 나오고 있다. 반면, 은행 외 금융권에서는 “이 같은 판단이 오판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시중은행 현장 관계자들 중심으로 “인터넷전문은행 위협이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시중은행 대비 작은 은행 규모와 온라인으로 특정된 플랫폼의 한계는 물론 여신 규모가 작고기술력 차이가 크지 않아 향후 몇 년간은 큰 위협이 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시중은행 관계자들은 은행권 전체 여·수신 규모 대비 인터넷전문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작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국내 은행권 전체 여신 규모는 1천700조원으로 연간 이자 수익만 18조원에 달한다. 이 중 인터넷전문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0.1%(케이뱅크 6천억원, 카카오뱅크 8천억원대)에 불과 수익성에서부터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여신 확대 가능성에 대해서도 시중은행 관계자들 사이에선 부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부의 은산분리 기조가 유지되는 가운데 산업자본과의 결합을 통해 탄생한 구조적 한계 탓에 대규모 자본확충이 쉽진 않을 것이란 의견이다.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자랑하는 핀테크 기술과 관련해서도 은행권에서는 그 격차가 큰 편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오히려 단기간 대규모 투자를 통해 기술역전이 가능할 것이란 주장들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은행권을 제외한 금융권 관계자들의 경우 금융권 전반에 걸쳐 인터넷전문은행이 미치는 영향력이 결코 작지 않을 것이라 보고 있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의 놀라운 성장 속도를 주목해 봐야 한다”며 “카카오뱅크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쉽게 꺾이지 않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IT업계는 변화가 빠르고 선두업체가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걸 특징으로 한다”며 “시중은행들이 이제야 카카오뱅크 따라잡기에 나섰는데, 자칫하다간 모바일뱅킹 시장에서 카카오뱅크의 아성을 영영 못 넘어설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같은 1금융권이라고 해도 인터넷전문은행과 시중은행의 주 고객층은 다르다”며 “젊은층 위주 중·저신용자가 카카오뱅크에 몰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익숙한 캐릭터가 그려진 체크카드나 시중은행과 별반 차이가 없는 이자율이 카카오뱅크의 인기 비결이 아니다”며 “젊은 세대가 금융에 원하는 간편함과 단순함에 고객들이 몰리고 있다는 걸 유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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