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나 주식을 물려받지 않고 창업을 통해 1000억원대 이상을 벌어들인 '자수성가' 주식부자가 43명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과 김준일 락앤락 회장은 '1조원 클럽'에 포함됐다.

12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1803개 상장사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주식지분 가치를 10일 종가를 기준으로 평가한 결과, 1000억원이 넘는 주식 보유자는 176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기업을 창업한 자수성가 주식부자는 43명으로 24.4%를 차지했다. 나머지 75.6%(133명)는 부모나 조상으로부터 회사 주식지분을 상속 혹은 증여받은 주식 부자였다.

특히 상장사 보유 주식지분 가치가 1조원 이상을 기록한 '1조원 클럽' 주식부자 16명 가운데 자수성가 인사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과 김준일 락앤락 회장 등 2명이었다.

김택진 사장은 현재 엔씨소프트의 지분 24.79%(540만6091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날 김 사장이 보유한 주식지분 가치는 1조5056억원으로 종합 순위에서 10위를 차지했다. '플라스틱 주방용품'으로 선풍을 일으킨 김준일 락앤락 회장도 1조493억원으로 쟁쟁한 재벌가 주식갑부를 제치고 15위를 차지했다.

'스크린 골프' 시장 점유율 1위인 골프존의 창업자 김원일 사장과 김영찬 회장 부자도 지난달 회사를 신규 상장하면서 각각 4488억원(40위) 1621억원(116위)으로 주식부자 대열에 올랐다. 이어 '네이버 신화'의 주인공 이해진 NHN 이사회의장이 4202억원(41위),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4173억원(42위), 강병중 넥센그룹 회장이 4016억원(43위) 순이었다.

또 이명근 성우하이텍 회장이 3481억원(55위), 이정훈 서울반도체 대표이사가 3005억원(62위), 허용도 태웅 사장이 2875억원(67위), 정지완 테크노세미켐 사장이 2396억원(72위), 이재웅 전 다음 대표이사가 2343억원(80위)이었다.

보유 주식지분 가치가 1000억원이 넘는 자수성가 주식부자의 평균 연령은 57.5세로 상속 부자의 52.2세보다 5.3세가 많았다.

자수성가 주식부자 가운데 인터넷 등 서비스업종에 진출해 부를 일군 인사는 11명, 제조업은 32명이었다. 제조업 가운데는 전기 및 전자분야가 12명으로 가장 많았다.

한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8조3418억원으로 상장사 주식부자 1위를 굳게 지켰고,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7조5792억원으로 2위를 달렸다. 이어 현대중공업 최대주주인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가 3조6452억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3조1294억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조3910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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