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특성상 대규모 투자 계획 거의 없어

 
 

[현대경제신문 김영 기자]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의 1심 선고가 25일로 예정된 가운데 삼성 금융계열사들이 잇따라 상반기 호실적을 발표했다. 이 부회장의 장기 부재와 그에 따른 ‘오너리스크’ 파장이 우려되는 상황임에도 정작 금융계열사들의 경우 그와 무관한 모습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장기 부재 및 그에 따른 오너리스크가 삼성 금융계열사들에게 생각 외로 큰 영향을 주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7일 검찰은 뇌물죄 등으로 구속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징역 12년형을 구형했다. 비자금 및 횡령 등 여러 죄목으로 재판을 받은 역대 재벌 총수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구형량이다.

이재용 부회장 구형 소식이 전해지자 재계에선, “삼성그룹이 오너 장기부재에 따른 리스크로 상당한 곤혹을 겪게 될 것”이란 전망들이 쏟아져 나왔다. 신사업 진출은 물론 그룹 차원에서 진행돼 온 대규모 투자 등이 모두 잠정 보류될 것이란 예측이다.

삼성 측 고위관계자 역시 “기존에 세워둔 투자계획이라면 몰라도 조 단위 투자계획 등은 당분간 새로 나오기 힘들 것”이라며 오너 부재에 따른 사업 부진 우려를 드러냈다.

금융계열사와 관련해서도 '오너리스크 파장이 적지 않을 것'이란 의견들이 제기됐다. 실제 금융당국은 삼성증권의 초대형 투자은행(IB) 사업 진출 관련 이 부회장의 재판을 이유로 인가 잠정 보류 결정을 내린 바 있다.

다만 상당수 금융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선 '금융사업의 특성상 오너 부재에 따른 삼성 금융계열사들의 사업상 리스크가 더 이상 확대되진 않을 것'이란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삼성 측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금융사는 오너가 결정할 만한 대규모 투자 건 등이 없어 오너 부재로 큰 영향을 받을 것 같지는 않다”고 그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최근 발표된 삼성 금융계열사들의 2분기 실적 또한 이 부회장 경영공백을 무색케 만들고 있다.

삼성의 대표 금융계열사인 삼성생명은 올 상반기 동안 삼성카드 지분인수에 따른 일회성 비용 지출 외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26.4% 증가한 946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부터 실적 호조세가 이어져 온 삼성화재 역시 상반기 순이익 7798억원을 달성했다.

삼성카드와 삼성증권도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 15%와 29.5% 증가하며, 2천 135억원과 88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월 7일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기소 됐고 업무상 공백은 그 이전부터 발생했음에도, 삼성의 주요 금융계열사 모두 탄탄한 내실경영 속 좋은 실적 흐름을 보여주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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