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커 대상 신사업 발굴…실질적 수익 거둘지는 미지수

'유커'들로 붐비는 명동 거리.<사진=연합>
'유커'들로 붐비는 명동 거리.<사진=연합>

[현대경제신문 안소윤 기자] 시장 불황으로 신(新) 수익원 발굴에 목마른 카드업계가 수익창출 기회 고객군으로 ‘유커(중국인 관광객)’를 지목, 이들을 단골고객으로 유입하기 위해 국내외에서 분주한 행보를 펼치고 있다.

1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KB국민카드는 최근 중국 종합 금융서비스 기업인 ‘핑안(平安)그룹’의 계열사 ‘이치엔빠오’와 포인트 상호 교환의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치엔빠오는 전자지갑 서비스와 함께 모바일 플랫폼인 ‘완리통’을 통해 그룹 멤버십 포인트를 통합 운영하고 있다.

두 회사는 이번 협약에 따라 포인트 상호 교환 프로그램 구축을 필두로 간편결제 서비스 ‘핑안페이’ 관련 업무 제휴 및 활성화, 중국 내 금융사업 및 신사업 공동 발굴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해 나갈 계획이다.

오는 4분기 중으로 계획된 포인트 상호 교환 프로그램이 가동되면 유커들은 이치엔빠오의 포인트를 KB국민카드 포인트로 교환해 국내 가맹점에서 바코드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KB국민카드는 포인트 상호 교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수료 수익과 함께 핑안페이의 국내 시장 진출 시 전표 매입 업무 대행에 따른 추가 수익을 기대 중이다.

유커들이 많이 찾는 면세점, 화장품점, 편의점, 음식점 등을 중심으로 교환된 포인트 사용이 가능한 제휴 가맹점을 점차 늘려 나갈 예정이며 KB국민카드 고객도 KB금융그룹의 모바일 멤버십 플랫폼인 ‘리브 메이트’를 활용해 보유한 포인트를 이치엔빠오의 포인트로 바꿔 중국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이번 제휴로 새로운 수익 창출은 물론, 핑안그룹의 다양한 금융 계열사들과 협업을 통해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 추가적 사업 발굴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도 한‧중 대표 종합금융그룹 상호간의 혁신적 금융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선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카드의 경우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이슈로 한국을 찾는 유커가 현저히 줄어든 반면, 일본을 찾는 유커는 매년 증가하고 있음에도 관련 결제서비스가 활성화 되지 않았다는 점에 착안해 일본 결제시장 진출에 나섰다.

하나카드는 이용자수 9억 명에 육박하는 세계최대 모바일 메신저 ‘위챗’을 운영하는 중국의 ‘텐센트’와 일본 제1의 민항 항공사 ‘ANA항공’, ANA항공에서 출자한 중국인 전문 쇼핑 플랫폼 운영 회사 ‘ACD’와 지난 2월 일본 내 위챗 결제 확대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이후 국내에서의 위쳇페이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지난 8일 일본 자회사 ‘하나카드 페이먼트’를 출범했다.

‘하나카드 페이먼트’를 통해 중국 모바일 결제인 ‘위챗페이’ 매입서비스를 지원하고 위챗 모바일 플랫폼을 활용한 가맹점 홍보 및 중국인 관광객에 대한 맞춤형 서비스 제공하는 등 일본 내 위챗페이 결제서비스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이 같은 카드업계 행보에 일각에선 성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라고 내다봤다. 유커들 중 90% 이상이 사용하는 결제 수단인 ‘유니온페이’와의 관계없이 실질적인 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성장 한계에 직면한 카드사들이 수익 창출을 위해 유커 관련 산사업 발굴에 노력하고 있지만 중국 유일의 신용카드사이자 중국 시장 점유율 1위인 유니온페이와의 협력관계를 이끌어내진 못하고 있어 큰 성공을 거두긴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BC카드가 유니온페이의 국내 결제대행업무를를 맡고 있다”며 “BC카드와의 제휴를 통해 유니온페이 관련 사업을 확대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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