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여파, 소비심리 하락 상쇄할 실적 상승 모멘텀 부재

 
 

[현대경제신문 안소윤 기자] 국내 백화점들이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여파와 경기 불황에 따른 소비심리 하락 영향으로 올해 2분기에 전반적으로 낮은 실적을 거뒀다.

이를 두고 증권가는 백화점들이 현 상황을 극복할 실적 상승 모멘텀도 부재하다고 판단하며 3분기까지 영업이익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 백화점 종목에 대한 목표 주가를 일괄적으로 하향하고 투자의견으로 중립을 내놓고 있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신정부 출범에 따른 내수경기 부양에 대한 정책 기대감은 상존하고 있지만 장기간 지속된 경제 불황으로 현재 소비경기 펀더멘탈(기초적인 경제상태 지표)은 여전히 좋지 못한 상황이다.

여기에 사드 이슈로 인한 중국인 관광객 감소 악재까지 작용하면서 국내 백화점들은 업황 침체기를 겪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올해 2분기 매출액으로 전년동기(YoY) 대비 3.1% 하락한 4천359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YoY -11.3%)도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전반적인 소비 위축과 일부 점포를 제외한 대부분의 점포들이 경쟁사와의 경쟁심화 등으로 매출 감소를 보인 것에 대한 타격이 컸다는 분석이다.

박종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현대백화점은 올해 가든파이브씨티 아울렛을 제외하고 신규 출점이 없어 외형성장에 한계가 있는데다 지난해 상반기 기고효과 등으로 올해 부진한 영업실적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반기에도 업황 침체와 중국인 관광객 감소가 악재로 작용해 실적 악화가 전망되며 연간 수익예상을 하향 조정한다”며 “주가하락으로 인한 벨류에이션 매력은 있지만 실적 모멘텀의 가시적인 회복이 있기 전까진 주가수익률 하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판단했다.

이를 토대로 박 연구원은 현대백화점의 목표주가를 기존 13만2천원에서 12만3천원으로 하향했다.

중국인 매출 비중이 높은 롯데백화점의 실적이 포함된 롯데쇼핑의 어닝 쇼크도 컸다.

롯데쇼핑의 2분기 총 매출액은 YoY 1.4% 감소한 7조4천13억원, 영업이익은 YoY 49.0%나 감소한 873억원을 기록했다. 지배주주순이익도 -327억원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전자소매(하이마트), 편의점, 홈쇼핑 부분의 호조에도 불구하고 주력 사업인 백화점의 부진이 실적 악화의 주된 요인이 됐다는 평가다.

차재헌 동부증권 연구원은 “중국인 관광객 감소로 국내 백화점 매출이 감소하고 큰 폭의 영업이익 하락으로 취약한 수익구조까지 보였다”며 “부진한 실적과 불안한 사업전망을 감안해 17년과 18년 추정 주당순이익(EPS)을 각각 30.8%, 17.2% 하향 조정한다”고 말했다.

신세계의 경우 백화점의 기존점신장률이 1.1% 증가하며 경쟁사 대비 긍정적인 면을 보였지만 예상치 못한 연결회사의 실적 부진으로 2분기에 YoY 2.9% 하락한 41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시장 기대치(630억원)을 큰 폭으로 하회하는 수준이다.

업계는 신세계의 실적 부진 원인으로 신세계동대구 영업적자가 재산세 및 감가상각비 확대 영향으로 90억원을 기록했다는 점과 신세계디에프 영업적자가 44억원을 기록하며 전분기(-16억원) 대비 확대됐다는 점을 지목했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세계는 2분기 실적 부진 원인인 재산세 반영 등의 일회성 요인 제거로 3분기에는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이라면서도 “신세계디에프는 단기간 흑자전환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을 반영해 신세계의 목표주가를 기존 28만원에서 26만5천원으로 수정 제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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