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 단말기 비용 부담에 서비스 효과 없을까 우려

롯데카드가 제공중인 손바닥 정맥 결제 서비스 '핸드페이' 시연 모습.<사진=롯데카드>
롯데카드가 제공중인 손바닥 정맥 결제 서비스 '핸드페이' 시연 모습.<사진=롯데카드>

[현대경제신문 안소윤 기자] 롯데카드가 간편함과 편리성을 강조한 새로운 카드결제 서비스를 개발하고 제공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정작 가맹점주들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해당 서비스는 기존 카드 단말기와 다른 결제 방식을 취해 전용 단말기 설치가 불가피 하다는 점에서 가맹점주들에게 추가 설치비용 부담을 안기기 때문이다.

3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최근 손바닥 정맥으로 결제하는 ‘핸드페이(Hand Pay)’를 롯데마트 월드타워점과 서울 잠실·소공동 인근의 세븐일레븐 등 7개 가맹점에 오픈했다.

핸드페이란 손바닥 정맥 정보를 사전에 등록하고 결제 시 전용 단말기에 손바닥을 올려놓기만 하면 카드결제가 완료되는 생체인식 형식의 서비스를 말한다.

핸드페이는 롯데카드 회원이 수도권 21개 롯데카드센터에 방문해 정맥 정보를 등록하면 전용 단말기가 설치된 모든 핸드페이 가맹점에서 바로 사용 가능하다.

롯데카드는 연내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세븐일레븐, 롯데리아 등 계열사 주요 매장 1천여 곳에 핸드페이 전용 단말기를 설치하고 주유소, 병원 등 계열사 외 가맹점과 제휴를 추진하는 등 핸드페이 활용 가맹점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고 서비스를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업계는 롯데카드의 계획이 생각처럼 성공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차적인 결제 서비스 수용의 주체인 가맹점주들이 핸드페이 도입에 대해 전용 단말기 설치의 부담을 언급하며 달갑지 않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어서다.

실제 편의점을 운영 중인 한 A가맹점주는 향후 핸드페이 도입 의사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며 “모든 카드로 이용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고객 점유율이 낮은 롯데카드만 이용 가능하다는 점에서 추가 단말기 설치 가성비가 낮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현재 핸드페이를 도입한 한 B가맹점주의 경우 “핸드페이 이용 사전 정보를 등록하는 센터와 인접하다는 이유로 시범운영 가맹점으로 선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고객들은 잠깐의 관심만 보일뿐 이용하지 않고 앞으로 이용객이 늘어날 가능성도 희박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세계 최초 서비스라는 타이틀의 매력은 갖고 있지만 전용 단말기 설치, 관리 등의 비용을 감내할 가치가 있는지는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새로운 카드결제 서비스의 도입과 확산, 시장 안착에 있어 단말기 보급은 중요한 과정이다.

일례로 하나카드는 모바일카드 열풍이 불었던 지난해 대부분의 카드사가 모바일앱카드에 주력했던 당시 추세와 달리 유심모바일카드에 역량을 집중하는 틈새전략을 펼쳤지만 ‘동글이’라 불리는 별도의 단말기가 갖춰져야 결제가 된다는 단점에 부딪히며 흥행에 실패, 앱카드 주력 진영 대결에서 사실상 ‘판정패’를 당한 바 있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결제 단말기의 경우 가맹점주가 부담을 해야 하는 부분이고 가맹점주들이 핸드페이 전용 단말기 설치 부담을 느끼는 것과 관련 일부 지원 요청이 있었지만 법적으로 불가능한 부분이라 지원을 해주고 싶어도 해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일단 가맹점이 원해야 핸드페이를 제공할 수 있고, 서비스 확산을 위해 가맹점주들과 계속 협의를 하고 있으며 가맹점에서 제공되는 핸드페이에 고객들의 좋은 반응이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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