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신문 조재훈 기자] 오리온이 중국발 사드 보복으로 인해 지난 1분기 실적이 급락한 가운데 오너리스크까지 터져 내우외환을 겪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은 그룹 총수 일가가 회사 소유 미술품을 빼돌렸다는 이유로 재판을 받게됐다.

서울중앙지검 조사1부는 이화경 오리온 부회장을 업무상 횡령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 부회장은 오리온 소유의 미술품 트리플 티어 플랫 서페이스 테이블(Triple Tier Flat-sufaced Table)을 자신의 집으로 빼돌리고, 그 자리에 모조품을 대체해 놓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동양그룹채권자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검찰은 오리온 담철곤 회장을 특가법상 횡령혐의로 즉각 구속 기소하라”며 성명서를 냈다.

김대성 동양그룹채권자 비대위 대표는 “이 건은 담철곤이 과거 2013년경 그룹의 미술품 횡령 등의 혐의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형을 선고 받은 이후 집행유예기간 중에 저질러진 것”이라며 “수사하는 과정에서 엉뚱하게도 고발하지도 않은 이화경을 인지했다고 불구속 기소한 것은 어처구니 없을 뿐만 아니라 담철곤 봐주기식 수사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강력히 반발했다. 또한 김 대표는 “다시 말해 죄인을 바꿔치기 한 것으로 밖에 해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오리온의 실적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오리온은 지난 1분기 연결 기준 전년 대비 25.7% 감소한 4천90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358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69.9% 급감했다. 오리온의 실적 악화 요인은 사드 배치 이슈 이후 영업 및 판촉활동 차질, 대리상으로부터의 반품 지속, 매출감소로 인한 고정비 부담 등이 꼽힌다.

이같은 상황에서 오리온과 오리온홀딩스의 합산 시가총액은 19일 종가 기준 약 3조9천억원으로 분할 직전 거래일이었던 지난 5월 29일 4조7947억원보다 약 9천억 줄었다. 오리온은 지난 7일 지주회사 오리온홀딩스와 사업회사 오리온으로 각각 34.2%와 65.8% 비율로 분할상장됐다.

증권가는 오리온의 2분기 실적도 1분기에 이어 부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애란 KB증권 연구원은 “오리온 중국법인이 2분기 매출 1385억 원, 영업손실 125억원을 예상한다”며 “1분기보다 적자폭이 확대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아무래도 2분기까지는 사드 여파가 있어 어려울 수 밖에 없다”며 “3분기 이후나 내년부터는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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