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브랜드명 영업력 차이 커

알리안츠생명의 새 상호명인 ABL생명.
알리안츠생명의 새 상호명인 ABL생명.

[현대경제신문 김영 기자] 보험사들의 사명이 잇따라 변경될 예정이다. 대주주 교체와 그에 따른 상표권 사용종료 때문이다. 단, 이에 대처하는 방식에 있어서는 사별로 사뭇 다른 모습들이 눈에 띈다.

17일 업계 따르면 올 하반기 들어 주요 보험사들의 사명이 잇따라 변경된다. 

지난해 중국 안방보험그룹이 인수한 알리안츠생명은 8월 1일부터 ABL생명이란 새 사명을 사용한다. 지난해 말 미래에셋생명이 지분을 인수한 PCA생명은 최근 미래에셋생명으로 흡수통합이 결정, 2002년 이후 사용해온 브랜드명 자체가 사라질 전망이다.

2013년 대주주가 ING그룹에서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로 변경된 ING생명 또한 2018년 상표권 사용 만료에 따라 새 사명을 찾고 있다.

동부화재와 동부생명 역시 상표권을 가진 전(前) 계열사 동부건설의 계열분리에 따라 연내 새로운 브랜드명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유력한 차기 사명으로는 ‘프로미’가 거론되고 있다.

보험사들의 사명변경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를 대하는 입장 및 대처 방식에 있어서는 업체별로 상당한 차이가 엿보인다.

알리안츠생명과 PCA생명의 경우 대주주 교체 및 사명 변경에 큰 기대감을 보이고 있으며, 새로운 회사명 홍보에도 적극적인 모습이다.

각각 독일(알리안츠)과 영국(프르덴셜)에 본사를 두고 있던 이들 보험사들의 경우 과거 국내 시장 확대가 쉽지 않았다. 시장성을 낮게 평가받다 보니 신회계기준 적용 등에 따른 자본확충 이슈에 있어서도 어려움이 많았다.

한 업계 관계자 또한 “이들 보험사의 기존 브랜드명 사용 중단에 따른 영업력 축소 우려 등이 있는데 실제로 이들 브랜드명이 높은 영업가치가 있었는지는 의문”이라며 “글로벌 브랜드라고는 해도 업계 내 순위는 중하위권에 머물렀고 그래서 이전 대주주들이 국내 시장 철수를 선택한 것 아니나”고 강조했다.

알리안츠생명 관계자 역시 “새 사명을 알리기 위한 이미지 광고 등을 준비하고 있다”며 “ABL이란 이름 사용에 따른 사내 기대감이 크다”고 밝혔다.

반면 생보업계 5위권 업체인 ING생명이나 손보업계 최상위권을 유지해 온 동부화재의 경우 새 사명 사용에 따른 부담이 상당한 모습이다. 기존 사명이 고객들에게 잘 알려져 있고 영업에도 큰 영향을 줬다는 평가 때문이다.

보험설계사 A씨는 이에 대해 “ING생명이나 동부화재 모두 브랜드명이 가지는 가치가 큰 회사들이었다”며 “사명이 교체된다면 이를 고객들에게 인식시키기까지 상당 시일이 필요할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ING생명 관련 최근 업계 일각에선 이 회사가 상표권을 등록해 놓은 ‘오렌지보험’으로 상호 변경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사측은 “여러 대안 중 하나일 뿐 아직 확정되진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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