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현대시멘트 대주주 변경…한라시멘트도 매물로

<사진=쌍용양회>
<사진=쌍용양회>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쌍용양회가 대한시멘트 인수에 성공한데 이어 한일시멘트가 현대시멘트 경영권 확보에 성공했다. 삼표가 옛 동양시멘트(현 삼표시멘트)를 인수한 이후 시멘트업계의 인수합병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한라시멘트도 연내 매각이 추진되고 있어 국내 시멘트업계의 경쟁구도는 향후 더욱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한일시멘트는 이번달 18일 6천221억원을 내고 현대시멘트 지분 84.56%를 취득할 예정이다. 이 지분은 KDB산업은행과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등 현대시멘트 채권단이 보유하던 것이다.

현대시멘트는 지난해 매출 3천788억원에 영업이익 533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시멘트시장에서 9.7%의 점유율로 4위에 올라있다. 지난 2010년 계열사인 성우종합건설의 경영난으로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한일시멘트는 시장점유율 12.3%를 기록하고 있어 현대시멘트를 인수하면 업계 1위인 쌍용양회·대한시멘트(24.9%)와 경쟁구도를 형성하게 된다.

지난달 말에는 쌍용양회가 대한시멘트를 인수했다.

쌍용향회는 대한시멘트 지분 100%를 2천65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지난달 23일 밝혔다. 쌍용양회는 다음달 중 인수대금 납입을 완료할 예정이다.

쌍용양회의 대한시멘트 인수는 지난 2월 한일시멘트가 현대시멘트 지분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되자 이에 대응하기 위해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쌍용양회도 현대시멘트 채권단의 지분 매각 본입찰에 참가했지만 한일시멘트·IMM프라이빗에쿼티(PE)에 밀려 우선협상대상자는 물론 예비협상대상자도 되지 못했다.

시멘트업계의 인수합병 경쟁은 올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한라시멘트의 대주주인 홍콩계 사모펀드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아시아(PEA)는 올해 안으로 보유 지분을 매각할 계획이다.

매각 대상은 보유지분 전량(약 99%)으로 알려졌다.

한라시멘트의 점유율은 11.16%로 국내 5위다. 지난해 매출 4천706억원, 영업이익 628억원을 거뒀다.

근소한 차이로 시장점유율 1·2위를 달리고 있는 쌍용양회와 한일시멘트가 인수전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시멘트업계가 이처럼 인수합병에 몰두하는 것은 시장점유율이 정체된 상황에서 채권단과 사모펀드 등 대주주들이 지분 매각을 추진한 영향이다.

쌍용양회만 하더라도 지난해 4월 최대주주가 한앤컴퍼니로 변경됐으며 삼표시멘트(엣 동양시멘트)의 주인은 지난 2015년 10월 삼표로 바뀌었다.

두 곳 모두 채권단 관리를 받던 곳이다.

한라시멘트의 경우에는 지분 99.7%를 갖고 있던 프랑스기업 라파즈홀심이 떠나고 지난해 4월 새로운 대주주로 베어링PEA가 왔지만 1년여만에 또다시 매물로 나오게 됐다.

이성일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시멘트산업은 지난 2015년 동양시멘트 매각을 시작으로 쌍용양회와 한라시멘트의 경영권이 변동됐고 현대시멘트 역시 현재 매각을 추진 중”이라며 “시멘트 산업은 큰 구조 변화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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