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이사회 앞두고 임원·여당 의원 등 반대 선언

금호타이어 임직원들이 13일 경기도 용인 금호타이어 중앙연구소에서 더블스타의 인수를 반대한다는 내용의 결의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금호타이어>
금호타이어 임직원들이 13일 경기도 용인 금호타이어 중앙연구소에서 더블스타의 인수를 반대한다는 내용의 결의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금호타이어>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중국 타이어 기업 더블스타의 금호타이어 인수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금호산업이 더블스타의 ‘금호’ 상표권 사용을 허용하더라도 반대 여론이 거세 매각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호산업은 이번달 18일 이사회를 열고 금호타이어 매각 우선협상대상자인 더블스타의 ‘금호’ 상표권 사용 조건을 결정할 예정이다.

KDB산업은행과 우리은행 등으로 구성된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현재 보유지분 매각을 추진 중이다. 채권단이 보유한 금호타이어 지분은 42.01%(6천636만8천844주)다.

채권단은 지난 3월 중국의 타이어회사인 더블스타와 지분 매각 본계약(SPA)을 체결했다. 매각 가격은 9천549억원이다.

하지만 금호그룹은 금호타이어가 더블스타로 인수된 뒤에도 ‘금호’라는 사명을 그대로 사용하도록 허용하는지를 두고 채권단과 이견을 보이고 있다.

더블스타는 상표권 5년 사용 후 15년 추가 사용, 자유로운 해지, 사용요율 매출의 0.2%를 요구했고 금호그룹은 사용기간 20년, 사용요율 매출 대비 0.5%, 독점적 사용, 해지 불가를 고수하고 있다.

이에 채권단은 지난 7일 회의를 열고 더블스타와 금호산업이 사용요율 0.2%, 의무사용 5년 뒤 추가 사용 15년(중도해지 가능) 조건으로 계약하도록 제안하기로 결정했다.

또 차액인 847억원은 더블스타에 보전해주기로 했다.

18일 열리는 금호산업 이사회에서는 이같은 조정안을 수요할지 여부가 결정된다.

하지만 금호산업이 조정안을 수용해도 더블스타의 금호타이어 인수를 반대하는 여론이 커 진행 과정이 순탄치는 않을 전망이다.

우선 금호타이어 전 임원들이 더블스타의 인수에 반대하고 있다.

이한섭 금호타이어 사장을 비롯한 회사 임원 41명 전원은 지난 13일 결의문을 내고 “회사가 더블스타로 매각되면 전원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임원들은 결의문에서 “채권단은 자금력·기술력 등 모든 면에서 금호타이어보다 한참 뒤처지는 세계 34위 업체(더블스타)로의 매각을 강행하고 있다”며 “매각을 결사반대하며 끝까지 저항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에 대한 지지 의사도 공개했다.

이들은 “박삼구 회장의 지속 경영을 지지한다”며 “올 하반기부터는 미국 조지아 공장과 중국 난징 공장이 정상화돼 경영 실적도 회복 기회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 공장이 있는 광주시 관산구에서는 구청장이 직접 1인 시위를 하기도 했다. 민형배 광산구청장은 지난 11일과 12일 산업은행 광주지점 앞에서 더블스타로의 매각에 반대한다는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였다.

피켓에는 ‘광산구는 고용보장과 설비투자를 담보하지 않은 금호타이어 매각을 반대한다’는 글이 들어가 있었다.

그는 “고용보장과 설비투자를 담보하지 않은 금호타이어의 해외자본 매각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국회의원도 더블스타의 금호타이어 인수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은 지난 13일 제50차 정책조정회의에서 “산업은행의 금호타이어 해외 매각 문제점을 지적했음에도 사정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5천여명의 근로자의 고용불안과 방위산업체 기술먹튀 우려, 지역경제에 대한 악영향 때문에 광주·전남 지역민들이 나서서 개선대책을 호소하고 있는데도 산업은행은 광주·전남 지역민을 향한 갑질을 계속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중국 업체에 꼭 팔아 넘겨야 할 무슨 말 못할 사정이 있는 것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지역사회의 우려와 분노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며 “5천여명의 근로자뿐만 아니라 협력업체와 대리점 종사자까지 수 만 명의 생존권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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