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부담 탓 금리 인상 미뤄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기준금리 동결(1.25%)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연합>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기준금리 동결(1.25%)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연합>

[현대경제신문 김영 기자] 3년 만에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내비쳤던 한국은행이 인상 대신 동결을 텍했다. 저금리 기조 장기화 속 가계부채 증가 부담 등에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13일 한국은행은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와 같은 1.25%로 유지키로 했다. 작년 6월 0.25%포인트 낮추며 역대 최저치까지 금리를 내린 이후 13개월째 동결이다.

지난 달 이주열 총재는 미국과 유럽 등 세계 중앙은행들의 점진적 유동성 축소 움직임 속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 조정의 필요성을 내비쳤다. 사실상의 인상 가능성을 밝힌 것으로 미국과의 금리 역전 우려 역시 3년 만의 금리인상 결정을 예상케 했었다.

그러나 한은은 내수경기 회복세가 견고하지 않고 금리인상에 따른 대출이자 증가와 그로 인한 가계부채 상승을 우려 동결을 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새 정부 출범 100일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를 인상하는 것에 따른 부담도 어느 정도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날 이주열 총재는 금통위 회의 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6%에서 2.8%로 수정 발표하기도 했다.

지난 4월 성장률 전망치를 0.1%포인트 상승한데 이어 석달 만에 다시 상향 조정한 것으로 한은이 당해연도 성장률 전망치를 2차례 연속 올리기는 2010년 이후 처음이다.

한은의 성장률 전망치는 한국금융연구원과 같은 수준이고 한국개발연구원(2.6%), LG경제연구원(2.6%), 현대경제연구원(2.5%)보다는 높다.

성장률 상향 조정에 대해선 수출 개선에 따른 기대감 때문으로 전해졌다.

이주열 총재는 “국내 경제는 소비 성장세가 미흡하지만 수출이 큰 폭으로 늘었다”며 “앞으로 국내 경제는 주요국과 교역여건 변화나 지정학적 불확실성 요인이 있지만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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